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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구경하러 온 다른 사람들은 지유를 불쌍하게 생각했다. 일개 비서가 어떻게 전무를 이기겠는가, 결국 가차 없이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 전무가 고세리를 데리고 뛰어왔다. 조카를 걱정하는 마음에 오자마자 바로 따져 묻기 시작했다.

“누구야. 누가 우리 세리 괴롭힌 거야?”

고세리가 탕비실에 있는 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

“삼촌 저 여자예요. 저 여자가 나를 때렸어요. 삼촌, 어릴 적부터 부모님도 저를 때린 적이 없는데 저 여자가 지금 나를 때린 거예요.”

진예림은 이 상황이 매우 흥미진진했다. 그녀는 얼른 불쌍한 척하면서 좋은 사람인 양 쇼를 하기 시작했다.

“전무님, 죄송합니다. 제가 세리를 잘 챙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무실에서 제 입지가 작으니 말에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뜻인즉 직급은 지유와 같지만 항상 지유에게 눌린다는 뜻이었다. 진예림은 지유가 이 사무실에서 너무 우쭐댄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전무는 예전부터 지유의 안 좋은 소문을 익히 들어서 알았다. 하지만 이현의 옆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그의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려고 하니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온지유 씨, 비서 주제에 감히 우리 조카에게 손을 댄 거예요? 여 대표님 옆에서 일한다고 내가 아무것도 못 할 줄 알고? 내 말 한마디면 바로 여진그룹에서 쫓겨날 수도 있어요.”

고 전무는 여진그룹을 다닌 시간이 지유보다 훨씬 길었다. 하지만 같은 부서가 아니었기에 회사에서 활동할 때를 빼고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다.

지유도 원칙적인 사람이라 모든 뒷담화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못 되었다. 대부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넘겼지만 이번엔 그러기 싫었다. 지유의 한계를 건드린 것이다.

고 전무가 아무리 발악해도 지유는 자기 입장을 지켰다.

“고 전무님, 저도 고세리씨가 전무님 조카인 건 압니다. 아끼고 보호하는 게 마땅하지요. 하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해야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도 않으면서 내 얘기를 함부로 지껄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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