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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악의 뿌리를 뽑다

나의 말을 들은 그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사뭇 서운한 감정이 내비쳤다.

“신연아. 대중 앞에서 꽃뱀처럼 꼬리까지 치고, 너무 뻔뻔한 거 아니니?” 그녀가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신호연의 곁으로 달려가서 팔을 꽉 껴안았다.

나는 비열한 웃음을 띠며 신연아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신호연에게 말했다. “신호연, 너도 언젠가 버림받는 느낌을 이해할 때가 올 거야. 이혼 판결도 끝났으니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보지 말자. 현실에서 살아 이제.”

말을 마치고 나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몸을 돌리는 순간 어이없게도 나는 신호연의 붉어지는 눈시울을 보았다.

구 변호사에게 감사를 표한 후 나는 어머니와 미연을 데리고 새로 뽑은 차에 탔다. 백미러로 보이는 그는 쓸쓸하게 차가 멀어져가는 것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퇴원 수속을 돕고 집으로 모셨다. 저녁에는 나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

미연이 배현우도 부를지를 묻자 나는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저었다.

“배현우 씨, 무조건 너한테 관심 있어. 난 진작부터 알아봤지!” 이미연이 내 어깨를 툭 치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뭐래, 나 방금 이혼한 돌싱녀야.” 내가 그녀를 나무라며 흘겨보자 그녀가 방정맞게 웃어댔다.

말은 그렇게 해도 나는 배현우에게 먼저 연락했다. 통화가 연결되고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가 입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요즘 사람들은 이혼하면 축하해 주네.’ 비참하게 배신당한 나는 이제 사랑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와서 한잔하실래요?”

“괜찮아요, 방금 집에서 마셨어요. 집에 부모님이 계셔서 밤늦게 돌아다니기가 그래요.” 내 거절 사유는 충분했고 그 역시 고집부리지 않았다.

이후의 나날들에 나는 신흥을 인수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인수할 당시의 회사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신호연은 내가 그 어떤 이익도 얻을 수 없게 아득바득 애를 썼다. 그는 자기 측근을 모조리 데려가는 동시에 모든 자원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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