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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깊은 밤 찾아온 손님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가 환청 같아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다시 누우려고 할 때 다시금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가로 살금살금 다가가 문에 귀를 대고 밖의 소리를 들으려 했지만 밖이 고요했으므로, 나는 긴장한 채로 조심스레 물었다. “누구세요?”

밖에서 벅찬 소리가 들렸다. “저예요!”

나는 귀를 의심했다. 졸음이 순간 싹 가셨다.

내가 벙찐 채로 대답하지 않자 그가 다시 한번 반복했다. “저예요, 지아 씨. 문 열어요!”

나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 목소리 왠지...’

나는 맨발로 침대에서 뛰어내려 비틀거리며 달려갔다.

문가로 가서 작은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았더니 문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서 있었다. 나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빠르게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한껏 지쳐 보이는 배현우가 내 앞에 서서 담담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뚫어져라 그를 쳐다보았다. 이것이 꿈일까 봐 조금 두려워져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사실 어떻게 왔는지는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저 그의 따뜻한 품에 안겨 그립던 그의 심장박동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감성보다 이성이 앞섰기에 나는 할 수 없었다.

그가 나를 보고 입술을 말아 물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지아 씨가 있는 곳엔 제가 당연히 있어야죠. 왜요. 싫어요?”

그는 내 당혹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크게 벌려 내 어깨를 끌어안았다. “빨리 들어가요.”

그제야 나는 정신을 차리고 그가 들어갈 수 있도록 비켜주었다. 밖의 찬 공기가 그와 함께 따라 들어왔다. 그가 맨 발인 나를 보고는 눈썹을 찌푸렸다가 고개를 들고 내 눈을 바라보았다.

“땅이 이렇게 찬데 슬리퍼라도 신어요, 어서.”

부드러운 눈빛에 내가 듣고 싶었던 따뜻한 말.

피곤함이 섞인 낮은 목소리에 가슴이 또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슬리퍼를 찾아 신었지만 당황하여 로봇처럼 삐걱삐걱하였다.

그가 자연스럽게 외투를 벗자 나는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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