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연결되자 나는 내가 누구인지 설명했고 그는 바로 답했다.“알고 있어요.”그의 말은 나의 예상을 뒤엎었다. 그의 말투에서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한 나는 한참 지나고 정신을 차렸다.“그게... 저, 점심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혹시 괜찮으실까요? 겸사겸사 외투도 돌려드리고요.”“아니요.”그는 또 아주 직설적으로 답을 하였고 나는 매우 난처했다. 나는 이 사람이 참으로 직설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오후 2시 골든이글스 빌딩 아래 커피숍에서 봐요.”알고 보니 그는 나와의 만남을 거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충돌된다는 뜻이었다.“네, 좋아요! 그럼 오후에 뵙겠습니다!”전화를 끊고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음속으로 천우 그룹의 이름을 다시 되짚었다.점심시간에 신호연과 서강훈은 모두 사무실에 없었다. 보아하니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것 같았다.나는 몸을 돌려 화장실에 갔다.화장실칸에 들어가자마자 밖에서 두 사람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걸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장미 언니 오늘 정말 운도 없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욕을 먹고 말이야.”“그러니깐. 신 대표님이 직접 결재한 것 아니야? 그런데 또 무슨 화를 내고 그래?”다른 한 명이 입을 열었다.“대표님의 서명이 있고 그 와이프가 돈을 쓴다고 하는데 장미 언니가 감히 돈 이체를 안 해줄 수가 있겠어?” 나는 순간 깨달았다. 지금 하는 얘기는 오전에 내가 돈을 신청한 일에 관한 것이다.그녀들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이해가 안 돼? 돈이 아까워서 그런 거지 뭐. 보아하니 한지아 씨는 집에서 전혀 중요한 존재가 아닌가 봐.”“신흥건재는 한지아 씨가 세운 거라면서. 그런데 어떻게 이 정도의 돈을 신청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워요?”“그게 다 어느 세월의 이야기야?... 내가 들은 바로는 신 대표님 밖에 여자가 있대.”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며칠 전 우연히 신 대표님이 장미 언니에게 돈을 신흥건
길 건너편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 안에서 두 사람이 걸어 나오고 있는데 여자는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방금 점심을 다 먹은 것 같은 모양인데 점심을 오랫동안 먹은 듯했다.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무슨 말을 하는 듯했고 여자는 남자의 뽈에 뽀뽀를 하였다. 남자는 손을 뻗어 여자의 머리를 문질렀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여자를 바라보았고 택시를 불러 주고 그녀가 차에 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광장 반대편으로 걸어갔다.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신호연과 신연아였다. 나는 누군가에게 뺨이라도 맞은 듯 얼굴이 뜨거워졌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지만 입가의 경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배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웃기죠.”그는 깊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고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웃을 만한 일은 아니죠.”나는 애써 마음속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노력했다. 신호연이 서강훈과 함께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줄 알았으니 나의 착각이었다.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러 간 사람은 서강훈뿐이었다.분위기가 좀 침울해졌고 다행히 웨이터가 주스를 가져다주었고 그는 가느다랗고 하얀 손을 뻗어 생과일주스를 받아 내 앞에 밀어놓고 나를 쳐다보았다.한참 후 그는 담담하게 물었다.“신경 쓰여요?”나는 어색하게 웃었고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난 분명히 나의 남편과 다른 여자의 친밀한 모습을 목격했는데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내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하면 그건 거짓말이고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혹은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고 내가 이 상황을 개변시킬 수는 없다. 신경 쓰인다고 대답하면 나는 실패한 사람이고 부끄러운 상황이다.나에게 부끄러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자꾸 이 남자가 그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그는 나에게 재앙을 가져다주는 사람인지 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인지 나도 모르겠다.나는 주스를 한 모금 마셨고 갑자기 오른쪽 옆구리가 약간 아파졌다. “설명해 드릴
나는 깨어나서 이미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고 모든 것은 평소와 같았다. 산사태처럼 갈라지는 듯한 고통은 사라지고 아무 느낌도 없었다.내 옆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의 배현우만 있었는데, 보아하니 그가 나를 병원으로 데려온 것 같았다. 내게 일어난 돌발 상황이 그를 놀라게 했을 것 같아서 그에게 미안했다.“많이 놀랐죠? 미안해요!”나는 어색하게 웃었다.“현우 씨에게는 항상 가장 못난 모습만 보여주게 되네요. 또 구해줘서 고마워요!”“이제 괜찮아요?”그는 나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조금 걱정하는 말투로 물었다.“담결석이 있어요. 고질병이죠!”나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나의 몸을 다시 검사해 주려고 의사를 불러왔다. 의사 선생님은 내 상태와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고, 배현우에게 수액을 다 맞으면 퇴원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한번 확인했다.의사가 떠난 후 나는 그를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요. 이 병이 원래 그래요. 아플 땐 끔찍하다가 통증이 지나면 아무 느낌이 없어요.”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에게 말했다.“가족분들에게 알릴까요?”나는 고개를 저었다. 가족? 나에게 유일한 가족은 지금 아직 너무 어리다. 딸 외에는 가족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더 이상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데 왜 그가 와서 연기하는 걸 지켜봐야 할까?나조차도 상황이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그가 나를 이렇게 배신하도록 만들었을까?한 사람에게 가장 슬픈 것은 상대방에게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속는 것이다.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현우 씨는 덧붙였다.“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요!”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액을 다 맞은 후 그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에 나는 할 수 없이 딸의 유치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더 묻지 않았고 우리가 유치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에게 먼저 가라고 말했다.현우 씨는 내가 아
나는 차에서 내리고 신호연을 기다리지 않고 콩이의 손을 잡고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호연은 우리를 따라오면서 여전히 가벼운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예전에는 이럴 때 그는 나더러 혼자 가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전문 매장에 도착했을 때 나는 진열대에 있는 신발을 흘끗 보았다. 신호연은 미소를지으며 나를 바라보며 내가 망신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종업원 한 분이 나를 알아볼 줄은 몰랐다.“한지아 님, 신발을 찾으러 오셨어요?‘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네!”“다 준비되어 있으니 제가 바로 가져다 드릴게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창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바로 나와서 나에게 신발 상자를 건넸다.“사이즈 240, 브라운색 맞으시죠!”나는 손을 뻗어 그것을 가져와서 열어보고 살펴본 다음 신호연에게 건네고 종업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신호연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부드러운 표정으로 신발 상자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조심스럽게 나의 어깨에 팔을 얹고 젠틀하게 종업원에게 감사를 표했다.돌아오는 길에 신호연은 매우 흥분하여 끊임없이 말을 했다. 그는 가는 내내 시끄럽게 조잘댔지만 나는 담담하게 맞장구만 쳐줬다.식사 자리에서 나는 거의 먹지 않았다. 오후 내내 담낭 통증이 있었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먹기 무서웠다. 그리고 신호연 옆에 붙어 앉은 신연아를 보니 도저히 입맛이 생기지 않았다. 솔직히 이 집안사람들 앞에 앉아 있으니 나는 갑자기 전례 없는 메스꺼움을 느꼈다.신호연은 나를 위해 계속 음식을 집어 주었고 신연아는 흉악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극도로 불쾌해 보였다.“언니, 집에서 밥 먹을 때도 이렇게 주접떨지는 않던데요?”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이젠 콩이보다 대접하기 더 힘드네요?”“연아 씨 오빠도 항상 연아 씨를 대접해 주잖아요?”나는 미소를 띤 얼굴로 신연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그녀의 눈동자가 갑자기 움츠
신호연과 어머님은 신연아를 꾸짖었다.“연아야...”그러나 아버님은 참을성 없는 어조로 말했다.“밥 먹어!”아버님의 이러한 태도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딸을 엄청 예뻐하면서 한 번도 ‘안 돼’라고 한 적이 없고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아버님이 외친 말은 나를 향한 것이었다.콩이는 몸을 떨었고 손에 든 숟가락이 땅에 떨어지면서 ‘쨍그랑’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나는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분노를 억누르면서 허리를 굽혀 콩이의 숟가락을 줍고 새 숟가락으로 바꿔줬다.그리고 다시 신연아를 보고 말했다.“연아 씨 말은 제가 이 집안의 불화를 일으키는 이유라는 말인 거죠? 그렇지 않으면 제가 올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 똑같은 물음을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호연에게 물어봐야겠네요.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세요?”신호연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는 나의 어깨를 툭 쳤다.“쟤가 하는 쓸데없는 말을 듣지 말고 얼른 밥 먹어!”어머님도 서둘러 상황을 정리했다.“가족끼리 꼬투리 잡지 마! 얼른 밥 먹으렴. 쟤가 원래 저래. 쓸데없는 말이 많다니까.”“연아 씨가 쓸데없는 말을 하든 아니든 사실 전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 아가씨도 마음에 두지 않지는 않았을 거잖아요? 진짜 가족이고 아니고 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전 분명히 신호연과 당당하게 결혼했어요...”“그래서 뭐요. 이혼한 사람들도 많은데요.”신연아는 눈을 흘기면서 나의 말을 끊었다.나는 놀라서 신호연을 바라보았고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마음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젠장!’“닥쳐!”신호연은 신연아를 보고 꾸짖었다.“이혼이요? 아가씨 말도 맞아요. 언젠가 아가씨 오빠가 싫증이 나면 저를 문 밖으로 내쫓겠죠. 저는 아가씨처럼 계속 문 안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가씨 오빠도 지금 이혼할지 말지 결정 못 한 것 같아요! 혹시 아가씨가 불안한 거면 도대체 뭐가 그리 불안한 거예요? 네?”나는
아침에 나는 회사에 얼른 가고 싶어서 서강훈에게 전화를 걸어 도혜선에 관한 세부 사항들을 물었다. 서강훈의 말에서 나는 다른 의미를 들었는데, 도혜선은 신호연을 탐내고 있다.그날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마주친 거로 보아 신호연도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았다. 남자들은 일단 입술을 훔치게 되면 더 탐욕스러워질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나의 마음은 또 가시에 찔린 듯 아팠다. 예전에는 함께 고생을 겪은 사이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만난 사람이 나와 인연이 아닐 줄이야.나는 슬퍼할 시간이 없었다.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나 자신이었다.그런데 이미연이 들려준 소식은 나에게 더 충격적이었다. 역시 신 씨 가문의 세 사람 각자 명의로 통장이 있었는데, 신연아는 부동산을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등록 자본금이 20억 인 인테리어 건설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회사의 법인은 신연아였다.현재 회사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금 유동은 매우 좋았다. 그 돈이 어디에서 오는지 뻔했다. 20억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것은 수년 동안 신호연이 적지 않게 해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신건우와 김향옥의 명의로도 예금이 억대 단위로 있었고 나는 그 숫자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신호연도 정말 무자비하고 계산적이지. 온 가족을 동원했다니! 같이 사는 나만 배우자 신분인데도 무일푼이었다. 그의 속내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나만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내 마음은 극도로 차가워졌다. 그는 나를 너무 비참하게 속였다. 내가 용서를 해주었지만 난 여전히 이 결혼 생활에 짓눌렸고 청춘을 잃었다. 그리고 내가 그에 대한 일편단심 사랑하는 마음도 잃었다.나는 필사적으로 주먹을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내가 이 결혼 생활을 되돌릴 수 없다면 자금으로라도 내 마음의 불평을 채워야겠다.이것들을 확인하기 전에 나는 머릿속으로 딸아이를 위해서라도 이 가정을 지켜야 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난 견딜 수가 없었고 이 사실을 직면할 수 없었다.
나는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새 다시 강변에 와서 술을 샀다.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데리러 가도록 맡긴 후, 강가에 편안하게 앉아 혼자 술을 마셨다.회사는 이미 빈 껍데기가 되었고, 마치 그의 사명을 다한 듯했다. 신 씨 집안사람들을 위해 큰돈을 벌었지만 정작 나는 빈손이었다. 어쩐지 신연아는 무슨 배짱으로 나에게 버럭버럭 대들었다. 내가 그 문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난 거기에 속한 사람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유일한 남은 차가운 집조차도 놓아주지 않는다. 내가 집에 없을 때 내가 잠자는 침대에서 더러운 일을 하면서 나를 괴롭혔다.어젯밤 신 씨 가문 저택에서, 나는 내가 강인하고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신호연은 그 대가로 그녀를 달래주려고 차 한 대를 사주었고 나의 부모님에게는 1억 원의 돈을 주면서 분노했다. 생각할수록 심장과 폐를 파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휴대폰이 계속 울리고 있지만 전화를 받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살짝 취했다.해 질 녘, 고층 빌딩의 불은 밝게 켜졌지만 나를 밝히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나는 술병을 불빛에 맞추어 들어 올렸지만, 갑자기 큰 손이 나타나더니 나의 술병을 빼앗고 누군가 낮은 목소리로 나를 꾸짖었다.“지아 씨...”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고, 내 뒤에 서서 내가 얼마나 운이 없는지 목격하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나는 고개를 흔들며 낄낄거렸다.“당신? 당신...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난 아니야... 난 차에 뭐 두고 내리지 않았는데?”“어제 통증이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잊어버렸어요?”배현우가 나를 바라보며 꾸짖었다.“의사 선생님 조언이라고... 말하지 마요! 재미없게...”나는 그를 바라보며 손을 뻗어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어서... 나랑 같이 마셔요!”어느새 나는 애교가 섞인 말투로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아마도 외로운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줘서 갑자기
우리의 시선은 서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고, 그의 팔이 더욱 조여져 나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를 밀어내고 있던 내 손은 힘이 약해지다가 마침내 그의 허리를 붙잡았다. 난 그의 허리가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곧바로 그는 고개를 숙여 내 입술에 폭풍 같은 키스를 퍼부었다.나는 즉시 감전된 것처럼 힘이 풀려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그는 내 머리를 잡고 더 깊이 키스했다. 나는 간신히 숨을 쉬면서 머릿속에 신호연과 신연아가 얽혀 있는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나를 이런 종류의 자극을 갈망하게 만들었다.술에 취한 탓인지, 아니면 오래만의 열정이 불타오른 탓인지, 혹은 일종의 복수심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에게 딱 붙어서 그를 껴안고 폭풍 치는 열정적인 키스에 반응했다. 조금씩 그 이미지가 사라졌고, 난 앞에 있는 욕망이 지속되기를 원했으며,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았다.배현우는 마침내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강물의 냄새가 섞인 신선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감히 그를 쳐다보지 못해 술병을 집어 들고 다시 따르려고 했지만 그는 그것을 낚아챘다.“더 이상 마시면 안 돼요!”배현우의 목소리가 엄숙해졌다.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내 돈 주고 산 건데, 내가 돈 많은 줄 알아요?”내 혀는 약간 뻣뻣했고,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 과거에는 술을 잘 마셨지만, 지금은 슬픔에 취해 마음이 쓰라리고 머리가 어지러웠으며 몸에 마비되어 있었다.“나는 과거와 작별하려고 술을 마시는 거예요!...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나는 솟구치는 강물을 향해 소리친 후 킥킥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정신 차려요!” 그는 나를 일으켜 세우며 내 허리를 감싸고 나를 들어 올렸다.“내가 도와줄게요!”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 혼란스러웠고 머리가 멍해졌다.배현우가 나를 품에 안았을 때 나는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큰 보폭으로 앞으로 걸어갔다.나의 남은 의식은 이 남자에게서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