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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문제 좀 있어

박태준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다. 미남 미녀라 일부러 포즈를 취할 필요 없이 너무 이상한 각도만 아니면 초근접 샷도 예쁘게 나온다.

찰칵! 둘의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사진 속의 박태준은 신은지를 뒤에서 껴안은 채 시선을 약간 아래로 하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집중하는 모습은 마치 세상에 그녀 한 사람만 있는 것 같았다. 매서운 이목구비는 따뜻한 불빛 아래 유난히 부드러워 보였고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졌다.

박태준이 휴대폰을 건네받은 후 이탈리아어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그 사람이 뭐라고 말했다. 신은지는 잘 들리지 않았고 들었다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저 사람이 뭐래?”

그녀는 고개를 숙여 사진을 뒤적거렸다. 그 사람이 여러 장 찍어줬는데, 그중 한 장은 배경이 흐릿하게 처리되어 희미한 네온사인이 하늘을 가득 채운 현란한 불꽃처럼 보이고 그녀의 눈에 따뜻한 빛이 가득했다.

“네가 예쁘다고 했어.”

신은지는 사진을 자기 휴대폰에 발송했다.

“그럼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를 만난 게 굉장한 행운이니 소중히 여기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

“아니.”

신은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이 남자는 정말 EQ가 빵점이다. 이럴 때는 그녀의 말을 이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거저 주는 문제도 받아먹지 못하니, 역시 독설가 특유의 재주라 하겠다.

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높았다 낮았다 하는 EQ를 어쩌면 좋을까?

그래도 그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신은지는 입꼬리를 올렸다.

“통과한 것으로 쳐줄게. 가자. 모처럼 나왔는데 구경 좀 해.”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박태준은 바로 사진을 나유성에게 보냈다.

[예뻐?]

[...]

[싱거운 자식.]

박태준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어차피 그의 목적은 사진을 보게 하는 것이니까. 오히려 나유성이 할 말이 있는 듯했다.

“네 몸이 어떻게 된 거야?”

“은지가 물었어?”

그게 아니라면, 나유성이 갑자기 그의 건강 상태를 궁금해할 리 없다.

“은지가 널 걱정하고 있어. 태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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