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아니어서 가도 도움이 안 돼요. 끊을게요.”뚜뚜뚜-전화는 끊어졌다.김성훈은 그 자리에 벙졌다.손에 들어 온 요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그는 요트를 위해 한 번 더 노력해 보고 싶었다.“어쨌든 오기만 하면 내가 이겨.”뚜뚜뚜...“전화가 이미 꺼져있어...”연속으로 5번 전화를 건 결과 윤혜인은 전화를 꺼버렸다.김성훈은 할말을 잃었다.“또 건드린 거야? 그럴 수는 없잖아...”그는 홀로 중얼거렸다.어젯밤 초점을 잃고 망연자실한 윤혜인이 이준혁 때문이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쨍그랑!거대한 소음과 함께 남자가 테이블을 엎었다.그의 표정은 너무 공포스러웠다. 손은 깨진 유리 조각으로 피가 흥건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술 가져와!”김성훈은 미친 듯이 날뛰는 이준혁을 방관할 리 없었다. 그는 직원을 돌려보냈다.더 이상 마시면 저승길이다.하지만 육경한은 병을 따며 말했다.“여자는 오냐오냐하면 안 돼. 마셔.”이준혁은 술을 낚아채 그대로 들이마셨다.독한 술이 그의 위장을 맹렬히 태웠다.한 병, 두 병, 세 번째 병까지 비운 그는 마침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의식이 흐릿해지기 전.그가 말했다.“왜. 왜 난 안되는 거야.”청월 아파트.침대에 누워 뒤척이고 있는 윤혜인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눈을 감으면 상처받은 눈을 하고 떠나는 남자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또 헛된 상상을 했군.이준혁은 상처받을 사람이 아니다. 임세희만이 그의 기분을 좌우지할 수 있다...그녀는 억지로 잠을 청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다 다시 눈을 떠 천장을 바라봤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그곳으로 향했다.김성훈의 목소리는 농담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술을 피 토할 때까지 마셨다라...왜 자신을 괴롭히는 걸까? 아직 상처도 낫지 않았는데.그의 머릿속에 문씨 가문에서 이준혁이 몸으로 그녀를 구했던 모습이 떠올랐다.윤혜인은 침대에서 일어났
“혜인 씨.”김성훈은 기뻐하며 덧붙였다.“왔어요? 빨리 따라와요.”그는 한구운과 그의 비서를 아니꼽게 흘겼다.윤혜인이 다른 사람을 보러 병원에 온 걸 이준혁이 알게 된다면 병원을 통째로 부수려 할 것이다.누구를 위해서 여기에 왔든 이준혁은 그녀를 만나야 한다.그는 윤혜인을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한구운이 뒤를 따르려 했지만, 그의 비서가 제지했다.“대표님, 그냥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엘리베이터 안.윤혜인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당신 말고 또 누구 때문에 마시겠어요? 그의 이런 모습은 본 적 없어요.”“저요?”윤혜인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당연하죠. 전에 괜찮더니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예요?”윤혜인은 시선을 내리깔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성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준혁이는 혜인 씨를 좋아하고 있는데 뭐가 그리 복잡해요?”윤혜인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김성훈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김성훈이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들어가서 얘기 나눠 봐요.”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는 윤혜인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방금 전, 그들은 관계를 정리한 사이였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그가 무사한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걱정을 안고 문을 두드렸다.단단히 닫혀 있지 않아 그녀가 두드리자 자동으로 열렸다.하지만 안에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거기에는 임세희가 옷이 흐트러진 채로 이준혁의 몸 위에 엎드려 있었다. 둘의 입술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웠다.만약 자신이 문을 열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다음 단계로 나아갔을 것이다.윤혜인의 손이 핏기를 잃었다.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눈앞의 상황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려주고 있었다.윤혜인은 그대로 망부석처럼 굳어버렸다.침대 위의 두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마치 그녀
“어떻게 혜인 씨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김성훈의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그녀가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상대란 말인가?임세희는 한 발짝도 나설 필요 없이 이름만으로도 그녀를 무찔러버렸다.윤혜인은 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놔주세요. 몸이 안 좋아 돌아갈게요.”김성훈은 그제야 그녀의 이상함을 캐치 했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그녀를 놓아준 김성훈이 무슨 일인지 물으려는데 전화가 울렸다.윤혜인은 자리를 떠났다.김성훈은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혜인이 잡아.”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아직 가지 않았어. 지금 문 앞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어. 어떻게 된 거...”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상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문이 열리고 이준혁은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인세희만이 뒤에서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다.한참 후, 그녀는 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선물을 준비하고 있으니 윤혜인, 너 기대해....우르르 쾅쾅-번개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드디어 택시가 도착했다.택시에 막 타려는데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거기 서.”이준혁의 목소리였다.그녀는 멈칫했다.왜 쫓아온 거야? 그녀가 방해했다고, 무턱대고 찾아와서 혼내려는 걸까?이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녀는 지금 그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방금 찔린 상처가 너무 깊어서 더 이상의 자극을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차에 오른 그녀는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서둘러 주세요.”“윤혜인!”이미 길에 뛰어든 이준혁은 간발의 차이로 택시를 놓쳤다.택시는 빠르게 달렸다.쏟아지는 빗물에 온몸이 흠뻑 젖었고 목에 두른 붕대가 모두 젖었다.진 붉은 피는 빗물과 섞여 흘러내려 비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김성훈은 우산을 들고 다가와 화를 냈다.“죽고 싶어 환장했어?”이렇게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본 적 없다.그는 이준혁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이준
그러다 기사가 외쳤다.“누굴 찾아가 돈 받아요?”그때 주훈이 기사에게 다가와 말했다.“저를 따라가시죠.”뒷좌석에 앉은 윤혜인은 동공이 풀렸다.폭우 소리는 그녀의 마음을 후려치는 것 같았다.너무 차가웠다.이준혁과 임세희의 관계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견딜 수 없었다.이런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자신을 마비시키며 속였던 것이다.빵-날카로운 경적이 울렸다.갑자기 몸이 앞으로 쏠렸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튕겨 나갔을 것이다,급브레이크를 밟은 기사는 차를 멈추고 욕설을 내뱉었다.“미쳤어? 운전할 줄 알기나 해?”휘몰아치는 빗줄기 속에서.훤칠한 키의 남자가 걸어왔다.그는 뒷좌석의 문을 열고 한껏 움츠린 여자에게 말했다.“내려.”윤혜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가 진짜 쫓아올 줄 몰랐다.비에 흠뻑 젖은 그의 모습은 엉망이어도 여전히 멋졌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녀를 그가 잡아당겼다.당황한 그녀가 그의 손을 뿌리쳤다.“돌아가요.”남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왜 왔어?”윤혜인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신 보러 온 거 아니에요.”그는 단호하게 물었다.“왜 도망가는 거야? 질투해? 아직 나를 걱정하는 거지?”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다시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다시는 자신의 무덤을 파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오바하는 것 같네요. 그런 상황에서 피하지 않으면 구경이라도 해야 할까요?”비는 더욱더 거세게 쏟아졌다.기사는 참지 못하고 한 소리 했다.“영화 찍어요? 나도 바쁜 사람이라고요.”남자는 계좌번호를 입력하라고 핸드폰을 건넸다.딩-“이제 충분해요?”입금된 숫자를 보니 아주 만족스러운 숫자였다. 그가 한달 동안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기사는 웃으며 말했다.“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으니 들어와서 천천히 얘기해요. 3박 3일도 문제없어요.”“당신!”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으니 그냥 넘어
불과 몇초였지만 입술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그의 옷은 젖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몸이 뜨거워졌다.뜨거우면서도 차가운, 곧 죽을 것 같은 느낌.나이가 많은 기사는 너무 낯 뜨거운 광경에 부지런히 열을 식히고 있었다. 그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조용한 차 안,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선명했다.윤혜인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었을 때 이준혁은 그녀 위로 무너졌다.그의 하반신이 그녀를 짓눌렀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안았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남자의 목뒤에서 어깨를 타고 흐르는 피가 그녀의 손에 흘러내렸다.윤혜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기사님, 병원으로 빨리 가주세요.”병원 침실.이준혁은 비로 인해 상처가 감염되어 열이 조금 났다.김성훈은 짧게 주의 사항만 일깨워주었다. 그러다 떠나기 전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준혁이는 혜인 씨를 많이 아껴요.”이준혁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오랫동안 별거했고 애정 결핍과 가족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서툴렀다.김성훈은 이런 이준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다.그는 진짜 윤혜인은 누구보다 아꼈다.침대 옆에 앉은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았다.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진짜일까?그럼, 왜 이렇게 못되게 구는 걸까?왜 항상 그녀의 마음을 짓밟는 것일까?하지만 또 아끼지 않는 것이라면 왜 놓아주지 않은 걸까?왜 그녀를 곁에 두려는 걸까?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던 윤혜인은 침대에 엎드린 채로 잠이 들었다.한편, 김성훈과 육경한도 그의 곁을 지켰다.둘은 복도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김성훈이 입을 열었다.“소씨 가문에 너무한 거 아니야? 방금 그 집 아가씨가 아빠와 함께 응급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 이러저리 뛰어다니다가 무릎을 긁히고 신발도 하나 잃어버린 것 같아.”육경한의 얼굴이 연기에 가려졌다
병실, 소원은 아버지가 잠시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흰머리로 가득한 아버지의 모습에 자신이 점점 더 미워졌다.이렇게 년로하신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그녀가 저지른 어리석은 실수는 육경한에게 도발하려고 남자를 찾은 것이었다.열흘 후면 결혼할 몸인데 왜 아직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걸까?결혼 후에도 그녀와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녀를 제삼자로 만들려는 건가?”생각만으로도 역겨운 일이었다.그녀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육경한이란 쓰레기를 사랑한 것이다.긴장이 풀리니 졸음이 몰려왔다.그때 갑자기 목덜미에 서늘한 기운이 맴돌더니 누군가가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다.눈을 번쩍 뜬 그녀는 눈앞에 나타난 남자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고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육경한은 눈을 가늘게 뜨며 겁먹은 그녀의 모습을 감상했다.그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소원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물었다.“당신이 여긴 어떻게?”육경한은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난 여기 있으면 안 돼? 자기?”소원은 당황했다. 사실 육경한의 미소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그들이 함께했던 그 시기에는 항상 다정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봐 주었었다.하지만 이마부근의 상처가 차갑고 사악한 인상을 주었다.입꼬리만 올라간 이런 웃음이 제일 두려운 법이다.“아버님은 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야?”정신을 차린 소원은 경계하며 말했다.“육경한,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육경한은 그녀의 입술에 입맞추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너 말고 내가 또 뭘 원하겠어?”쉽게 내뱉기에는 다소 낯 뜨거운 말이었지만 소원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침대 위에서는 이보다 더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기 때문이다.그녀는 정색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여기는 병원이야.”“응, 그래서?”눈썹을 치켜세우는 육경한은 눈
‘쿵-’하는 소리와 함께 소원은 침대 옆 탁자의 모서리에 부딪혔다.그녀는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움츠렸다. 마치 잘 익은 새우를 방불케 했다.심하게 부딪혔다.소원은 한참 동안 설 수 없었고 벽에 간신이 기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육경한의 눈빛이 잠시 짙어졌다. 그는 휴대폰을 내리며 촬영을 멈췄다.하지만 곧 냉정함을 되찾으며 웃었다.“뭘 그렇게 흥분하는 거야? 그저 친구가 매력적이라며 너와 데이트하고 싶다고 해서 그러는 거잖아.”눈이 휘둥그레진 그녀는 얼굴이 상기되었다.육경한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친구와 공유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그럼, 예전에도 본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누군가가 봤다고 생각하니 목구멍에서 녹슨 맛이 솟구쳤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당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그녀는 힘없이 물었다.또다시 악마의 덫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말이다.“내 친구랑 데이트 안 할래?”육경한은 아주 흔한 일이라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그가 말하는 친구는 이준혁, 김성훈과 같은 상류층은 아닐 것이다.그들은 육경한처럼 가리지 않고 만나며 다른 사람의 여자에게 침을 흘리는 사람이 아니었다.그의 친구란 사람을 그녀도 전에 육경한을 찾으러 갔을 때 만난 적 있었다.그 남자와는 외국에서 알고 지낸 사이였고 검은 피부에 우람진 체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녀를 한 손으로 죽일 수 있는 그런 유였다.그 남자는 지난번에도 그녀를 희롱했고 심지어 나가는 길에 그녀를 슬쩍 만지기까지 했다.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만약 그런 사람과 데이트하라고 하면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녀는 이를 악물었다.“이제 결혼할 건데 왜 아직도 날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그건 네가 재밌기 때문이야.”윤경한은 그녀를 자신의 장난감처럼 생각하고 있음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었다.소원은 화가 났다. 그녀는 갑자기 덮쳐들어 그를 할퀴었다.“육경한 이 개자식! 내가 빚진 건
너무 세게 깨문 탓에 그녀의 입술에서 피가 흘렀다.소원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어디가 아파서인지 알 수 없이 허리, 손, 입술 모든 곳이 상처투청이였다.육경한은 손으로 그녀의 상처를 움켜쥐며 피가 더 많이 흐를 수 있게 했다.너무 아팠지만 피할 수 없었다. 육경한은 수백 가지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혔다. 그 작은 방안의 수많은 장난감은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기 때문이다.“아파?”그는 엄지손가락으로 피를 닦으며 물었다.소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순종은 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었고 소씨 가문도 덜 힘들 수 있었다.육경한은 그녀는 물론 소씨 가문도 쥐락펴락 하고 있었다.그를 기분 좋게 해야만 소씨 가문이 숨을 쉴 수 있었고 아버지의 혈압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그를 자극하면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방금 그를 자극한 자신이 너무 어리석었다는 것을 소원도 인지했다.지금은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육경한과 진아연이 결혼하기만 하면 그녀에게 집중하느라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 다시 벗어날 궁리를 하면 된다.나름 잘 짠 계획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그녀가 한참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완전히 잘못된 방향이었다.육경한은 사람이 아니었고 인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피로 물든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던 육경한은 눈을 반짝였다.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붉은 입술을 맛보았다. 깊숙이 탐하는 대신 그녀의 상처를 부드럽게 달랬다.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자 그는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깊은 키스로 소원의 피가 그의 입술을 물들였다.악마가 다름없었다.소원은 얌전하지 못한 그의 손을 잡으며 그의 입술에 살짝 입맞췄다.“장소를 바꾸는 거 어때?”오늘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버지의 병실에서는 할 수 없다.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욕구를 해소하고 싶었던 육경한은 평소보다 순종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밖으로 이끌었다.두 사람은 육경한의 오피스텔로 갔다.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