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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불과 몇초였지만 입술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의 옷은 젖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몸이 뜨거워졌다.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곧 죽을 것 같은 느낌.

나이가 많은 기사는 너무 낯 뜨거운 광경에 부지런히 열을 식히고 있었다. 그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조용한 차 안,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선명했다.

윤혜인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었을 때 이준혁은 그녀 위로 무너졌다.

그의 하반신이 그녀를 짓눌렀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안았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남자의 목뒤에서 어깨를 타고 흐르는 피가 그녀의 손에 흘러내렸다.

윤혜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기사님, 병원으로 빨리 가주세요.”

병원 침실.

이준혁은 비로 인해 상처가 감염되어 열이 조금 났다.

김성훈은 짧게 주의 사항만 일깨워주었다. 그러다 떠나기 전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준혁이는 혜인 씨를 많이 아껴요.”

이준혁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오랫동안 별거했고 애정 결핍과 가족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서툴렀다.

김성훈은 이런 이준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진짜 윤혜인은 누구보다 아꼈다.

침대 옆에 앉은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진짜일까?

그럼, 왜 이렇게 못되게 구는 걸까?

왜 항상 그녀의 마음을 짓밟는 것일까?

하지만 또 아끼지 않는 것이라면 왜 놓아주지 않은 걸까?

왜 그녀를 곁에 두려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던 윤혜인은 침대에 엎드린 채로 잠이 들었다.

한편, 김성훈과 육경한도 그의 곁을 지켰다.

둘은 복도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김성훈이 입을 열었다.

“소씨 가문에 너무한 거 아니야? 방금 그 집 아가씨가 아빠와 함께 응급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 이러저리 뛰어다니다가 무릎을 긁히고 신발도 하나 잃어버린 것 같아.”

육경한의 얼굴이 연기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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