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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진아연의 손이 육경한의 넓은 등을 어루만지자, 그의 몸이 불편한 듯 굳어버렸다.

그의 등은 흉측한 흉터로 뒤덮여 있었다.

잘생긴 얼굴을 제외하면 도저히 봐주기 힘들 정도였다.

진아연은 사실 그것들이 조금 역겹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잘생김 때문에 모두 받아들일 수 있었다. 게다가 밤 기술도 훌륭했고 그녀에게 잘했다.

어느 정도냐면?

육경한이 자신을 찌른다 해도 망설이지 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였다.

여자라면 누구나 기가 막힌 잠자리를 선물해 주는 지고지순한 사람을 마다할 리 없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그녀는 진짜 보물을 발견한 것이다.

만약 그 바보 같은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진흙탕 속의 육경한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바보 같은 여자가 너무 많이 베푼 탓이었다.

진씨 가문이 무너진 지금은 육경한만이 유일한 생명줄이다. 그래야만 서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녀는 반드시 이 거대한 나무를 꽉 잡아야 한다.

진아연은 남자를 뒤에서 껴안았고 그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는 남자의 깊은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뭘 보고 있는 거예요?”

육경한의 목을 본 그녀는 표정이 급변했다.

“이건 뭐죠?”

그녀는 육경한이 밖에서 여자들과 잠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육경한은 절대 자신의 몸에 흔적을 남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건 여자가 할퀸 것이다.

여자가 그에게 흔적을 남기도록 내버려뒀을 리 없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고양이한테 할퀸 거야.”

육경한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그녀를 단번에 안아 들었다.

“왜 이렇게 일찍 깬 거야?”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어차피 결혼한 후에는 다른 여자를 건드리지 않겠다고 그녀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

“당신이 없어서 잠이 오지 않아요.”

진아연은 육경한의 목을 감싸며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육경한은 미소를 지었다.

“하고 싶어?”

“뭐라는 거예요? 아침인데...”

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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