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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매장 입구에 서서 손님들을 반기고 있던 직원은 윤혜인의 말에 경악에 찬 눈빛으로 임세희를 아래위로 훑었다.

‘요즘 내연녀들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네, 남의 남편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정실 앞에서 감히 저렇게 건방을 떨다니.’

직원의 시선을 느낀 임세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당신!”

“아닌가요?”

윤혜인이 여유롭게 매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 소파에 털썩 앉더니 말을 이어갔다.

“할 말 있으면 하세요.”

눈치가 빠른 쥬얼리 매장 직원은 두 사람에게 커피를 한 잔씩 건넨 뒤, 조용하게 물러갔고 임세희가 차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쇼핑백을 테이블 위로 올렸다.

“준혁 오빠가 저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지 한번 맞춰볼래요?”

“임세희 씨, 혹시 제 남편이 그쪽에게 어떤 선물을 했는지 자랑하고 싶은 거라면 죄송한데 전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남편이라는 말에 임세희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쇼핑백 안에서 작은 액세서리 박스를 꺼냈다.

“준혁 오빠가 저에게 선물한 반지를 정말 확인해보고 싶지 않아요?”

흠칫하던 윤혜인은 그대로 자리에 굳어버렸다.

이준혁이 임세희에게 선물한 물건이… 반지라고?

임세희가 액세서리 박스에서 반지를 꺼내더니 손가락에 꼈고 일부러 손을 들어 윤혜인에게 보여주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때요? 예뻐요?”

반지는 쥬얼리 매장의 환한 불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으며 그 반지 위에는 흔히 볼 수 없는 파란색 다이아몬드까지 박혀 있었다.

저번에 쥬얼리 매장을 구경했을 때 직원이 윤혜인에게 소개한 적이 있는데 그 하늘색 다이아몬드 반지의 이름은 ‘푸른 눈물’로 가격이 어마어마했다.

윤혜인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의 옷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손에 꽉 쥐었고 너무 과하게 힘을 준 탓에 손바닥에는 손톱자국까지 선명하게 생겼지만 그녀는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윤혜인은 자신에게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속으로 계속 되뇌었고 이 모든 게 자신을 화나게 만들기 위해 임세희가 파 놓은 함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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