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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5년 전에도 윤혜인은 이준혁에게 이혼을 요구한 적이 있었고 그때도 이준혁은 그녀를 억지로 붙잡아두기 위해 갖은 방법을 썼었다.

이준혁은 스치듯 떠오른 그 기억에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때 그들 뒤로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면서 지나갔고 이준혁은 그녀를 끌어당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윤혜인은 그가 손을 뻗는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몸을 뒤로 피했다. 그러하다가 잘록한 허리가 식탁 모서리에 부딪혔다.

그녀는 아픈 듯 눈살을 찌푸리며 나지막이 신음을 냈다.

갈 곳을 잃은 이준혁의 손은 한참 동안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이준혁은 윤혜인이 자기가 다칠지언정 그와 어떠한 접촉도 하고 싶지 않다는 눈빛을 읽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그렇게 싫어?”

윤혜인은 눈을 살짝 치켜뜨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난 당신이 더 싫어요!”

그녀의 단호한 말투와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은 비수가 되어 그의 심장을 찔렀다.

하지만 윤혜인은 그의 기분 따위는 상관하지도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으니 이만 가볼게요, 비켜주세요.”

그녀는 이준혁이 계속 앞을 막고 있자, 차가운 말투로 그를 불렀다.

“이준혁 씨?”

이준혁은 상처를 제대로 입은 듯 침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왜...”

“뭐라고요?”

“왜 날 이토록 미워하는 거야?”

기억상실증에 걸린 윤혜인이 돌아온 후, 두 사람은 두세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이준혁은 아무런 기억이 없는 윤혜인이 어떻게 자기를, 이 지경까지 미워하고 거부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심지어 윤혜인이 자기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이러한 이준혁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윤혜인은 단호한 태도로 답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이 날 강요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게다가 당신은 첫 만남부터 거부감이 들었어요.”

윤혜인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준혁에 대한 거부감과 저항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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