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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문현미는 아무 말도 못하는 윤혜인을 보며 그녀의 손을 살짝 잡았다.

“네가 내 며늘아기라는 걸 알고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모를 거야. 이남주 그 계집애는 맨날 여기저리 돌아다니느라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거든. 난 내 며느리가 너처럼 단아하고 착한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꿈에서까지 바랐어. 그런데 하늘이 이렇게 내 소원을 들어줄 줄은 몰랐네.”

문현미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윤혜인도 그녀의 바람을 저버릴 수가 없어서 발그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어머님.”

“아이고, 그래, 우리 착한 며느리.”

환하게 웃던 문현미가 손목에 끼고 있던 옥팔찌를 빼더니 윤혜인에게 건넸다.

“내가 이 옥팔찌를 40년 동안 차고 있었어. 이젠 너에게 물려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네.”

“아… 아니에요! 이 선물은 너무 귀중한 거라서 전 받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이준혁과 곧 이혼할 사이입니다.’

그녀는 남은 말을 입 밖에 꺼내려고 하다가 괜히 문현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문현미가 윤혜인의 손을 꼭 잡으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혜인아, 네가 손으로 칼을 막았을 때 난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어. 네가 얼마나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으면 위험이 닥쳤을 때 저렇게 강인한 눈빛이 나올 수 있었을까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난 그 순간 너를 꼭 안아주고 싶었어. 그러니까 내 마음을 거절하지 말고 엄마가 앞으로 널 사랑해줄 수 있게 해줘.”

문현미의 말에 꽁꽁 얼어붙었던 윤혜인의 마음이 따듯하게 녹아내렸다. 아빠 엄마가 없는 윤혜인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철이 든 모습을 보였으며 작은 몸으로 연세가 높은 외할머니를 지켰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준혁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이 소중한 인연을 조심스럽게 유지하느라 사랑받는 게 어떤 느낌인지, 보호받는 게 어떤 느낌인지조차 잊어버리게 되었다.

이렇게 따듯한 거였구나…

눈시울이 붉어진 윤혜인이 울먹이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이때, 병실 문이 열렸고 이준혁이 걸어 들어왔다.

그가 다시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윤혜인이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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