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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흠칫 놀란 윤혜인은 이준혁이 언제 들어왔는지 의아했다.

유유하게 다가오던 이준혁이 침대 끝에 멈춰 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거절해.”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은 그때 이준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도와줄게.”

그러다가 윤혜인이 반응을 하기도 전에 기다란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음성 메시지를 남기려고 했고 윤혜인이 다급하게 말렸다.

“잠깐만요! 지금 제 핸드폰으로 뭐 하려는 거예요?”

“네가 말을 못하겠다면 내가 너 대신 거절해 준다고.”

이준혁이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자 윤혜인은 화를 참으며 그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이 사람은 제 대학교 선배예요. 제가 몸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그냥 가볍게 저를 걱정해줬을 뿐이라고요.”

“이 남자랑 밥 먹지 마.”

이준혁이 고개를 숙이며 말하자 윤혜인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요.”

본인은 임세희랑 다정하게 안고 스킨십을 마음대로 하면서 그녀는 왜 이준혁의 말을 들어야 한단 말인가?

더군다나 그녀와 한구운은 그저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정상적인 왕래밖에 없는데 말이다.

이준혁은 겉으로 평온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만은 매우 차가웠으며 이를 꽉 깨문 채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다시 한번 말해봐.”

윤혜인은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이준혁의 모습에 화가 났다.

“존중이라는 걸 알기나 해요? 우린 이제 이혼할 사이인데 무슨 자격으로 내 사회생활을 간섭하는 건데요?”

“네가 이혼하고 싶은 게 이 사람 때문이야?”

이준혁이 콧방귀를 뀌면서 묻자 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마음속에 다른 여자를 담아두고 있었던 건 분명 이준혁이고 지금까지 그녀를 대체품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녀에게 따져 묻는 거지?

화가 잔뜩 난 윤혜인은 변명하기도 싫었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그녀를 전혀 고려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누가 먼저 변심했는지 따지는 건 아무 의미도 없는 짓이다.

“정말이야?”

이준혁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고 눈빛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준혁 씨, 우리는 곧 이혼할 사이예요.”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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