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2화

모든 사람들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옥상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소원의 입술이 찢어지고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한 소방관은 그녀에게 물을 건네며 달랬다.

“소원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료들이 이미 설득하러 올라갔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아버님께선 어쩌면 순간의 충동으로...”

소원은 물을 받으며 감사 인사를 하려던 순간 누군가가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악! 뛰어내렸어요!!!”

소원은 고개를 확 들었다. 그러자 검은 형체가 빠르게 옥상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꼭 영혼도 생명도 없는 돌덩이 같았고 기이한 자세로 떨어졌다.

쿵!

빗소리보다 더 센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비명도 이내 들려왔다.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 말이다.

순간 소원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툭.

들고 있던 생수병이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소원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빗물이 그녀의 입과 코로 흘러 들어갔다.

숨 막혀오는 절망에 순간 정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한참 후, 그녀의 시야가 드디어 밝아졌다.

“아아... 아아아!!!”

소원은 입을 벌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고 울부짖으며 피로 물든 형체가 있는 곳으로 기어갔다.

그녀는 보았다.

사람인지 아닌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그 시체를 보았다...

시체가 입고 있는 네이비 정장은 오늘 아침 그녀가 직접 골라준 정장이었다. 거기다 파란색 땡땡이 넥타이도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아침까지 소진용에게 애교를 부리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빠, 그렇게 입으시니까 한 십 년은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소진용은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젊으면 좋지. 젊으면 활력이 있어 보이잖아. 그러면 아무도 우리 원이를 다치게 할 수 없겠지...”

비는 더 세차게 내렸다. 시체에서 흘러나온 피가 빗물에 씻겨 소원의 손까지 닿았다.

그것은 그녀의 아빠의 피였다. 그녀를 낳고 길러준 아빠의 피...

‘대체 왜 그러셨어요!'

그녀는 이성을 잃어 미친 사람처럼 달려갔다. 그러자 소방관들이 그녀의 팔을 꽉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