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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육경한은 항상 그녀에게 보상을 주겠다고 한다. 그놈의 보상!

그의 말은 영원히 믿을 것이 못 되었다.

육경한은 가슴 언저리에서 통증을 느꼈다. 숨쉬기도 어려워지는 것 같았다.

뭐라 설명하고 싶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소원은 이미 그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넌 꼭 내가 지옥으로 떨어지고 처참하게 사는 꼴을 봐야 속 시원하겠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해줄게...”

육경한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소원은 이미 몸을 틀어 시멘트로 만든 화단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퍽 소리가 났다.

화단엔 붉은 피가 묻어 있었다.

순간 육경한의 몸이 경직되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저 본능적으로 빠르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품에 끌어안았다.

“소원아!”

그는 그녀의 어깨를 꽉 안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

소원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죽는 것마저 힘이 부족해 제대로 죽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마에 흐른 피가 그녀의 얼굴 반쪽을 적시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습마저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육경한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소원은 점차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고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육경한... 돌려줄게... 네가 살려낸 목숨... 돌려줄게...”

그렇게 그녀는 끝없는 어둠에 의식이 삼켜졌고 겉모습은 거의 죽은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육경한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차갑게 말했다.

“소원아,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너한테 어머님이 계시잖아! 너 죽으면 어머님은! 어머님 생각은 안 해봤어?”

여하간에 그녀는 자신이 짐승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쉽게 자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계속 살아가길 바랐다.

육경한의 말은 독 묻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에 푹 박혀버렸다.

그는 그녀를 알아도 너무 잘 알았다.

이 세상에 그녀의 가족이 한 명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는 그녀를 절대 놓아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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