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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향로에 있던 뜨거운 재가 진아연의 머리카락에 닿았다.

소원은 비록 진아연이 죽길 바랐지만 정말로 향로를 엎어버릴 마음은 없었다.

이곳은 빈소였고 소진용의 영혼이 마지막으로 머물다 가는 곳이었다.

그녀는 소진용이 보는 앞에서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되었다.

이런 악랄한 사람 때문에 감방에 갈 가치는 없었다.

소원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당장 우리 부모님께 사과해!”

뜨거운 김을 폴폴 내는 향로가 진아연의 얼굴과 가까워지고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진아연은 원래 소원이 자신의 말을 들으면 미쳐버릴 거로 생각했다. 그렇게 빈소에서 미쳐 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나 소원은 향로를 들어 그녀의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

진아연은 소리를 질렀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미쳤어?!”

진아연은 빈소에 아무도 없는 것을 원망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일부러 사람이 없을 시간대에 찾아왔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 순간.

소원이 그녀의 머리를 눌러버렸고 이마의 잔머리가 향로에 따면서 꼬불꼬불해졌다.

“아아악!”

놀란 진아연은 하마터면 바지에 실수할 뻔했고 처량하게 소리를 질렀다.

“아아악! 알았어! 할게! 사과할게!”

“미안해, 내가 미안해. 내가 네 부모님을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었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거 겹경사라고 해서는 안 되었어.”

“사과했잖아.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소원은 손을 놓았다. 그러자 진아연은 뒤로 털썩 주저앉았다.

진아연의 얼굴은 향로의 뜨거운 열기에 빨갛게 되었고 돼지기름이라도 바른 듯 얼굴이 번들거렸다.

소원은 놀라 멍하니 앉아 있는 진아연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꺼져. 우리 아빠 빈소 더럽히지 말고!”

“알았어. 갈게, 갈게...”

겁먹은 진아연은 기어가듯 나가버렸다.

하지만 속으로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알고 보니 소원은 그저 그녀에게 겁주기 위해 향로를 들이밀었던 것이었다.

그 탓에 그녀는 소원의 앞에서 모든 체면을 깎이게 되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원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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