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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어린 소녀는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

윤혜인은 방으로 돌아왔지만 오랜 시간 동안 잠들지 못했다.

어쩌면 서둘러 아름의 성장에 참여할 아빠를 아름에게 찾아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재윤이 천국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면 윤혜인의 결정에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찾아야 할 아빠 후보는 반드시 이혼 후에 물색해야 한다.

윤혜인은 또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쑥 튀어나온 그 남편이 생각나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베개에 머리를 파묻고 베개 밑에서 헤적거렸다.

‘개자식!’

...

술집에서 세 명의 남자가 바에 앉아 말없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첫 라운드가 이미 끝났고 김성훈은 앞장서 두 번째 라운드를 이어갔다.

이준혁이 오늘 술잔을 연이어 비우는 모습을 보자 김성훈은 약간 충격을 받았다.

“오늘 왜 이렇게 많이 마시는 거야?”

이준혁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윤혜인이 돌아왔는데 기쁘지 않아? 왜 인상을 험하게 쓰며 그 난리야?”

김성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침묵을 지키던 이준혁이 갑자기 되물었다.

“임신 상태가 2년 동안 지속된 사례가 있어?”

“푸흡!”

김성훈의 입에서 술이 뿜어져 나왔다.

“뭐 괴물이라도 임신한 거야? 출산하는 게 그렇게 어려울 정도로?”

김성훈이 말을 이었다.

“11개월 동안 임신한 사례도 거의 없는데 2년이란 게 말이 돼? 아이를 낳자마자 유치원에 바로 보내야 하겠네?”

이준혁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희망의 불꽃에 찬물을 끼얹어 꺼버리는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을 술병을 들어 건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김성훈은 이준혁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너 혹시... 윤혜인의 아이를 만났어?”

이준혁은 무표정을 유지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김성훈이 무심하게 물었다.

“그 아이는 누구를 닮은 거 같았어?”

이준혁은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동그랗고 살굿빛이 나는 눈동자, 기다란 속눈썹, 계란형 얼굴, 그리고 웃을 때 정말 윤혜인을 닮은 것 같았다.

“아이의 엄마를 닮은 거 같아.”

자꾸 언급되던 오재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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