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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난처한 입장

설태진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다가 앞을 가로막는 그 여자가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는 걸 보고선 순간 흥미를 느꼈다.

“우현아, 새로 사귄 여자 친구니? 얼른 꺼지라고 해. 설씨 가문이 제멋대로 드나들어도 되는 곳인 줄 아나 봐?”

성혜인은 설씨 가문이 결코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설태진이라는 인간이 이렇게 역겨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서류 두 장을 꺼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대표입니다. 그말은 제가 다시 돌려주죠. 여긴 그쪽이 제멋대로 행패를 부려도 되는 곳이 아닙니다.”

웃음기를 띄고 있던 설태진은 서류에 적힌 글자가 무엇인지 똑똑히 확인하고선 표정이 싸늘하게 돌변했다. 기분이 오락가락하며 심장이 마구 날뛰었다.

“형제 쌍으로 미쳤구나? 설씨 가문의 주식을 감히 외부인에게 넘겨? 네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넌 끝장이야.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설마 기웅이를 부추겨서 주식 전부를 양도하게 만든 거야? 그것도 외부인에게? 미쳐도 정도껏 미쳐야지!”

성혜인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옆에 있던 경호원을 보며 말했다.

“밖으로 끌어내요.”

경호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설우현을 바라봤으나 설씨 가문에서 수년간 일한 노하우로 단번에 상황을 판단한 후 눈치 있게 행동했다.

설우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들은 설태진을 양쪽에서 잡고 밖으로 끌고 갔다.

설태진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은 듯 한참 동안 멍을 때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어딜 감히!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설의종도 나한테 굽신거리는데 네 까짓게 뭔데 이렇게 나대는 거지?”

성혜인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꺼져요.”

분명히 말투는 심각하지 않았지만, 설태진은 그녀의 눈에서 살기를 보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동시에 경호원들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밀려났다.

‘뭐 하는 X이지? 포스와 분위기는 설의종이랑 너무 닮았는데?’

방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설우현은 한숨을 돌린 뒤 눈시울을 붉히며 설의종의 곁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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