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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팔자가 사나워 같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성혜인과 반승제는 설씨 가문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도우미가 들어와 문을 두드렸다.

“아가씨, 큰 사모님께서 서재로 오라고 하십니다.”

그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반승제는 옷을 갈아입고 따라가려고 했지만 도우미에게 제지당했다.

“큰 사모님께서 아가씨만 부르셨습니다.”

반승제는 발걸음을 멈추고 성혜인을 바라보았다. 성혜인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

“괜찮아요. 금방 다녀올게요.”

“서재 밖에서 기다릴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컵을 바닥에 던져. 그럼 내가 데리러 들어갈게.”

“네.”

그는 도우미를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서재 밖에 서 있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은 없겠죠?”

도우미는 잠시 머뭇거렸다. 실제로 그런 규칙은 없었다.

성혜인은 서재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안쪽에서 안문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성혜인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안문희만 있었고 설경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정중하게 불렀다.

“할머니.”

안문희의 시선이 성혜인에게 머물렀다. 특히 그녀의 눈을 보았을 때 표정이 온화해졌다.

“넌 하늘이 그 아이 눈과 아주 닮았구나.”

설씨 가족의 입에서 나하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성혜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안문희는 말을 이어갔다.

“그때 점쟁이는 나하늘 그 아이가 많은 화를 불러올 거라고 말했어. 의종이가 그 아이를 멀리해야만 목숨을 보전할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의종이가 나하늘과 결혼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어.”

성혜인은 안문희가 주동적으로 이 얘기를 꺼내는 의도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저 잠시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안문희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곧 결과가 나올 거야. 오늘 아침 설씨 가문 사람들이 다 올 거야. 내가 왜 너만 불렀는지 궁금하지?”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혜인아, 오랫동안 밖에서 고생이 많았어.”

성혜인은 그다지 감동하지 않았다. 안문희는 분명 자상한 얼굴이었지만 왠지 이상한 느낌을 주었다. 자상함에 절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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