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현의 포효에 허지성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아빠, 이런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일반인은 아닐 거예요. 제가 알아낼게요.”하지성이 서둘러 말했다.하세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번에 가문 자산을 1,800억이나 손해 보게 만들었으니 네가 아니더라도 가문에서도 그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동안 너는 좀 조용히 하고 있고, 더 이상 C시에 머물지 말고 다른 곳에 가서 마음 정리나 하고 와.”“김동성은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니야. 이제 우리 집안에서 전면적으로 보복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해. 내 말 알아 들었어?”하세현의 말을 듣고 하지성은 믿을 수 없었다.“설마 김동성이 감히 저한테 손을 된다고요?”“김동성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C시 갑부의 자리를 이렇게 오래 굳건히 지킬 수 있었는데, 넌 정말 김동성이 아무 수단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네가 본 김동성은 그저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준 거야.”하세현은 더 이상 하지성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다.하지성의 안색은 음침하고 사나워졌다.원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조금만 더 있으면 전체 S그룹은 자신의 것이 될 것이었다.그러나 지금은 S그룹은커녕 자신이 가문 자신 1,800억을 잃어 상속인을 다툴 자격조차 없어졌다.“이런 젠장!”하지성은 포효하며 미친 듯이 방안의 모든 것을 내동댕이쳤다.“네가 누구든 알아내기만 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김동성 별장.김동성은 전화를 몇 통 받은 후에 계획을 마쳤다.“다음 일은 내가 처리하마, 이번 일은 다 진기 네가 도와준 덕분이야.”김동성은 감개무량해 하며 말했다.이진기은 웃으며 말했다.“삼촌, 그런 말씀 마세요. 삼촌 일이면 제 일이기도 하니까요.”김동성은 웃으며 이진기의 어깨를 두드렸다.“이제 한동안 나하고 하 씨 집안 하고는 싸울 거야. 이런 일들이 다 일단락되면 네가 전에 말한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그래서 C시의 벤틀리 매장은 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이진기와 김나희가 도착하자 몇몇 딜러의 관심을 끌었지만, 두 사람은 젊은 사람인 걸 발견한 후 대부분 안내하러 오기를 귀찮아했다.소나타 한 대도 일반인이 소비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하물며 수억 원대의 벤틀리라니?이진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벤틀리 뮬산이 눈에 들어왔다.벤틀리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고급차의 장점은 바로 디자인이 영원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지금의 벤틀리는 20년 후의 벤틀리도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원통 전조등 조형, 패기가 넘치는 흡기 그릴, 그리고 존귀와 부를 대표하는 두 날개로 된 벤틀리 로고.이런 상징적인 대표 디자인 언어는 모든 남자들로 하여금 잊지 못하게 할 것이다.“안녕하세요, 두 분 혹시 이 뮬산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쭈뼛쭈뼛하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이진기는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딜러 복장을 한 여성이었다. 딱 보기에도 앳돼보였고 손에는 대걸레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몇 명의 다른 딜러들을 보고서 이진기는 바로 이 어린 직원은 새로 왔는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네, 한 번 보려고요.” 이진기가 대답했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직원이 비꼬며 말했다.“전수영, 딜러가 되려면 눈썰미도 좀 있어야 하는 거 몰라? 너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벤틀리를 살 수 있겠어?”전수영이라는 직원은 얼굴을 붉어졌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구매하는 거랑 상관없이 손님에게 안내해 드려야죠.”“멍청이.”또 여직원이 비웃으며 무례하게 말했다.“촌년은 어쩔 수 없다니까, 우리 같이 도시에서만 산 사람과 어떻게 비교할 수가 있겠어, 하여든 멍청해.”그 직원의 말이 웃긴다는 듯 다른 직원들도 같이 웃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비웃는 소리를 들으며 전수영은
직원의 태도와 말은 옆에 있던 김나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서비스 태도가 너무 나쁘네요, 이런 태도로 판매를 할 수는 있겠어?”“뭐라고?” 여직원은 김나희를 째려보곤 비웃었다. “여기가 어디인지 당신들 알고나 있어? 여기 벤틀리 매장이야! 여기 있는 차들은 다 수억 원이 넘는다고!”“보는 눈은 있네, 들어오자마자 가장 비싼 뮬산을 만지려고 하다니. 당신들은 어딜 봐도 살 수 없어 보이는데 내가 좋은 서비스 태도가 나오겠냐고?”“우리가 못 살 거라고 생각해?”김나희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직원은 무슨 큰 농담이라도 들은 듯 허리를 펴지 못하고 웃었다.“당신들이 살 수 있다면 내가 이 수건을 먹는 거 어때?”말이 끝나자 직원은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며 사람을 내쫓으려고 했다.“됐어, 다 봤으니까 얼른 나가, 여기 서서 거슬리게 좀 하지 말고 정말 저런 궁상맞은 꼴로 어떻게 들어온 거야?”그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진기는 카드를 꺼내 전수영에게 건네주었다.“계약서 쓰고, 카드를 긁어 주세요, 일시불로요.”이진기는 옆에 있는 벤틀리 뮬산을 가리켰다.“바로 이 뮬산으로 할게요.”말을 마치고 이진기는 얼이 빠져 있는 그 직원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수건은 언제 삼킬 거죠?”이진기의 말투는 무겁지도 않고 소리도 크지 않았지만, 그 직원의 귀에는 우레가 치는 것 같았다.굳은 얼굴의 그 직원은 전수영 손에 든 은행 카드를 보더니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침착한 척하며 냉소를 지었다.“아무 카드나 꺼내서 사람을 속여? 이 차 11억이야! 할인 같은 거 없어! 당신 카드에 그 정도 돈 있어?”“끝까지 가보자는 거군.”이진기는 이제 상대하는 것도 귀찮았다.“계약서 작성해 주세요.”이진기는 전수영에게 말했다.“예!?”“정, 정말로 구매하시는 건가요!?”“네, 정말이에요.”이진기는 그녀에게 격려의 웃음을 지어주었다.전수영은 서둘러 은행 카드를 들고 발이 보이지 않게 뛰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수영은 계약서와 수속 준비를
이진기는 차를 사면서 다른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차를 가져갈 수 있었고, 수속도 당연히 아주 빨랐다.이 시기의 자동차 구매는 미래에서처럼 복잡하지 않았다. 보험 관련 절차도 아직 골치 아플 시기가 아니었기에 이진기는 차 열쇠를 받아 직접 차를 몰고 자동차 관리소에 가서 번호판을 받을 수 있었다.전수영의 손에서 차 키를 받은 이진기는 차 문을 열고 앉았다. 이때 그 잔소리하던 직원은 부들부들 떨면서 수건을 자신의 입에 조금씩 쑤셔 넣고 있었다.전조등이 켜지고 전시 부스를 천천히 빠져나와 바로 매장 밖으로 향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이진기는 그 직원이 수건을 정말로 먹었는지 신경 쓰지도 않았다. 11억짜리 차를 몰로 도로를 질주하는 이진기의 기분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상쾌함’이었다.이런 종류의 고급차는 이 시대에 일반인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차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에 눈치 빠른 사람들은 단번에 비싼 차라는 걸 알아차렸다.주위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이진기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지만, 자신의 꿈의 차에 앉아 있다는 그 만족감은 그를 상쾌하게 했다.“와, 이 차 정말 다르다. 내 BMW보다 훨씬 좋아.”김나희가 조수석에 앉아 신기한 듯 말했다.“마음에 들어? 너도 한 대 사줄게.”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그에게 그 정도 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더군다나 돈은 쓰라고 버는 것 아닌가?김나희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이런 차는 남자들ㄹ이 운전하기에 맞아. 나한테 내 작은 친구인 BMW가 좋아. 가볍고 편리하고, 게다가 난 스스로 돈 벌 거야.”“포부가 대단해! 돈을 벌고 싶으면 직장을 그만두고 내 옆에 있어.” 이진기다 말했다.“그래.”김나희가 바로 대답했다.“은행 일 정말 어렵게 들어갔는데,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야?”이번에는 이진기가 놀랐다.“은행은 일 좀 배우려고 갔던 거야. 근데 지금 보니까 거기로 출근하는 것보다 네 옆에 있는 게 더 빨리 배우고 더 낫겠더라고. 그래도 나한테 월급은 줘
이진기의 말을 듣고 김나희는 궁금해하며 물었다.“그 사람이 원하는 게 뭔데?”“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을 최고의 포부로 여기는 전문 경영인,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야.”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마침 내가 줄 수 있어.”김나희는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단한 것 같았다.이진기는 김나희를 데리고 도준호의 사무실로 직접 가지 않고 아래층의 한 커피숍으로 갔다.전생에 이미 도준호의 자서전을 숙독했던 이진기는 이 카페가 도준호가 H시에서 일한 이 몇 년 동안 가장 즐겨 온 곳이며, 거의 매일 퇴근 도장을 찍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카푸치노 한 잔, 블루마운틴 한 잔이요, 감사합니다.”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이진기와 김나희는 창가에 앉았다.김나희는 이진기가 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이곳에 앉아 본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지 매우 알고 싶었지만, 이진기가 알려주지 않아서 물어보지 않았다. 지금은 김나희도 이진기의 행동 스타일을 이해하였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기에, 일단 결정을 내리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10여 분 후 커피숍 문이 열리고 못생긴 남자가 양복을 입고 들어왔다.“상무님, 오늘도 같은 걸로 드릴까요?”역시 종업원은 그를 잘 알고 있었고, 바로 웃으며 응대했다.“네.”도준호는 대답을 하고 자신이 매일 앉는 자리에 갔는데 뜻밖에서 오늘 이미 한 쌍의 젊은 커플이 거기에 있는 걸 발견했다.비록 자신이 매일 앉는 자리를 빼앗겼지만 도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진기에게 예의 바르고 미소를 지어 보인 후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도준호가 몸을 돌려 자리를 찾으려 할 때 이진기가 입을 열었다.“도준호 상무님, 이 자리는 사장님께서 매일 앉으시던 자리 맞으시죠? 오늘은 제가 먼저 차지하긴 했는데 같이 합석하시는 건 어떠세요?”도준호는 놀라서 이진기를 쳐다보았다,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보는 건 이상하 건 아니었다, 왜냐면 종종 국내 재정 경제잡지
이진기는 손에 든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무심히 말했다.도준호는 떠나려던 모습으로 제자리에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 이진기를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딱딱하게 말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네요.”이진기는 고개를 들어 도준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상무님의 캘리포니아 공대 컴퓨터 박사학위가 가짜잖아요.”이진기의 말투는 질문이 아니라 확신이었다.미래에 몇 년이 더 지나면 도준호의 위조 학력 게이트가 터져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 일도 도준호가 위소프트를 떠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이 말을 듣고 도준호의 안색은 갑자기 변하였고 당황해하며 화를 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도 상무님, 전 상무님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무님이 음속으로 항상 학력 문제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세상에 불을 감쌀 수 있는 종이는 없어요.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 것입니다.”이진기는 차분하게 도준호를 바라보았다.“이런 일로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상무님의 컴플렉스를 받아들이고 상무님의 능력을 인정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도준호는 냉소 지으며 말했다.“현재 내 연봉은 8억 원인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16억 드리죠.”이진기는 일어나 도준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상무님은 이 정도는 충분히 받을 만한 분이십니다.”도준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의아해하며 이진기를 바라보았다.눈앞의 이 남자는 정말 너무 젊다, 이렇게 젊은 사람이 그런 높은 연봉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어느 회사입니까?”도준호가 물었다.“아직 창립하지 않았습니다. 상무님이 승낙하기만 하면 전 곧 가장 빠른 속도로 회사의 심사 비준을 완성할 거고, 상무님은 우리 회사의 첫 번째 직원이 되시는 겁니다.”이진기가 답했다.도준호는 눈을 크게 뜨고 이진기를 한참 바라보다가 어이도 없고 화도 나서 웃음이 터졌다.“내가 당신 같은 사람이랑 여기서 시간 낭비를 했다는 걸 정말 믿을 수가 없
“8천억이 넘으면......”피를 솟구치게 하는 숫자를 보자 도준호는 자신의 두피가 저릿거리는 것을 느꼈다.비록 그의 현재 회장님인 세계 최고 부자인 게이츠이고, 8천억 넘는 돈도 그의 재산에서 보면 일부일 뿐이지만, 그 돈은 그의 회장님 것이다.전문 경영인으로서 도준호의 현재 연봉은 단연 국내 최고에 올라 있지만 이렇게 무서운 숫자를 보니 다소 말문이 막힌다.“도 상무님께서 혹시 아직도 의심스러우시면 저와 함께 근처의 은행에 가서 자금을 검사해도 됩니다.”이진기는 담담하게 말했다.도준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진기의 말뜻을 알아차렸다.“아닙니다, 이진기 씨가 이런 일을 가지고 저한테 농담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하긴, 저와 상무님 시간은 모두 소중하니까요.”이진기는 도준호가 방금 전 앉았던 자리를 가리켰고, 도준호는 마음을 바꾸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도준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입을 열어 물었다.“이진기 씨 실례가 안된다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자금은 이진기 씨 개인 소유입니까, 아니면 가족 소유 혹은 공동 출자입니까?”이진기는 웃으며 물었다.“도 상무님, 혹시 선물시장에 관심 있으세요?”도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직접 나서본 적은 없지만, 최근 선물 시장에서 두 명의 신비한 개인 투자자가 나왔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한 명은 이전 국내 녹두 코인 선물 시장에서 수십억 원금으로 수백억 넘는 돈을 벌었죠.”“다른 한 명은 더 대단하더라고요. 원유 국제 선물에서 수천억 원을 벌었는데......잠깐, 설마 그 두 신비한 개인투자자가 바로 이진기 씨란 말인가요?”도준호는 자신의 추측에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듯 이진기를 바라보았다.“정확히 말하자면,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일푼이었던 전 집을 담보로 잡혀 1억5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지금은 그 1억5천만 원이 이렇게 많아졌네요.”이진기 말투는 거만하지 않았고 반대로 아주 일상적인 일을 말하는 것만 같았다.도준호는 현기증이 나는 듯 중얼거렸다.“금융권에서
“날 믿어 준다는 거 알아. 반드시 해낼게, 내 옆에서 같이 목격할 수 있도록할 거야.”이진기는 가볍게 웃었다.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뻗어 김나희의 손을 잡았다.그녀의 손을 잡고 가볍게 손잡이 위에 놓았다.드림카를 몰고, 조수석에 여신이 앉아 있다.이것은 모든 남자들이 환상했던 일이다.그리고 지금 이진기는 첫 번째는 달성한 셈이다.가장 중요한 건, 이 여신이 바로 김나희라는 것이다.가늘고 얇은 작은 손이 이진기의 큰 손바닥 안에서 수줍은 듯 약간 떨리고 있었고,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손을 뗄 수가 없었다. 김나희는 이진기가 갑자기 다가올 줄 생각지도 못했다. 다행히 차 속 빛이 어두웠고 가끔 지나가는 가로등 빛에 그녀의 붉어진 뺨을 볼수 있었다.가슴이 마구 뛰자 김나희는 자신의 몸이 약간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여자의 자존심은 그녀에게 이진기에게 쉽게 보이면 안된다고, 어서 손을 빼라고 말하고 있다.하지만 마음속에는 또 하나의 목소리는 반대하고 있었다...... 그냥 손 좀 잡는 거뿐이라고 별거 아니야, 그냥 있으라고......망설임과 고민 사이에서 김나희는 후자를 선호했다.이진기는 옆에 있는 이 여자의 수줍음과 불안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놀란 사슴과 같았다.이진기의 입꼬리는 높아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남자는 달콤한 말을 할 줄 알아야 하지만 때를 가려야 한다.예를 들어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침묵이 더 좋다.벤틀리는 조용하고 평온하게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차 안 남녀 커플이 서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어색하지 않았다.침묵 속에서 은은한 향기가 흐르며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이진기는 김나희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내일 데리러 올게. 우리 같이 국세청에 회사 등록하러 가자.”이진기가 말했다.김나희의 볼은 여전히 약간 붉어져서 이진기를 바라볼 자신이 없어서 황급히 대답하고 자신의 집으로 달려갔다.손가락에 벤틀리 차 키를 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