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화

민지훈이 손 교수에게서 상처를 확인받는 동안 오민은 컴퓨터에서 사진 파일을 찾아내 전부 프린팅했다.

“대표님, 여기 사진입니다.”

민지훈의 상처에 약을 바르던 손 교수가 사진 속 얼굴을 확인하고 흠칫했다.

‘저분은... 전 사모님이잖아.’

한편, 조연아의 사진을 받아쥔 민지훈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어쩜 이렇게 이쁠까?”

쿠당탕.

도무지 민지훈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었으므로 당황한 손 교수가 들고 있던 약병을 떨어트렸다.

“풉, 교수님, 괜찮으시죠?”

오민이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물었다.

“그, 그럼요. 손, 손이 미끄러져서요. 하하!”

사진을 한동안 훑어보던 민지훈은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골라 지갑 안에 넣었다.

‘참... 요즘에 누가 지갑에 여자 사진을 넣고 다닙니까. 우리 대표님. 다른 건 몰라도 연애는 참... 젬병이시네.’

잠시 후 치료를 마친 민지훈이 안방을 나섰다.

“대표님, 어디로 가십니까?”

오민이 빠르게 그 뒤를 따랐다.

“회사로 가실 예정이십니까?”

‘출근하시기엔 너무 이른 시간인데.’

“빨리 일 다해야 더 빨리 연아 만나러 갈 수 있으니까.”

‘허.’

민지훈의 무덤덤한 대답에 오민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뭐지? 이 버터 10개쯤은 먹은 듯한 느끼함은?’

“저기...”

혹시 잊은 건가 싶어 어색한 기침과 함께 오민이 말을 이어갔다.

“저기... 어제 연아 씨와 완전히 선을 긋기로 하신 거 아닙니까?”

이에 우뚝 멈춰 선 민지훈이 고개를 돌렸다.

“내가 그랬던가?”

“예... 분명 그러셨죠?”

오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민지훈이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기억이 안 나는데요.”

이 무슨 국회의원 청문회에서나 나올 법한 답이란 말인가.

...

같은 시각, 알람 소리에 부스스 눈을 뜬 조연아는 여전히 비가 내리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잠시 후, 회사 엘리베이터를 내린 그녀 앞으로 누군가 부랴부랴 달려왔다.

“언니!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

하율이 조연아 주위를 빙 돌며 그녀의 몸 구석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