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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네.”

박민호는 연지석에게 다가가서 박민정을 뺏으려 했다.

하지만 손을 뻗자마자 연지석 때문에 그대로 땅에 고꾸라졌다.

“퍽!”

소리와 함께 박민호는 1미터 넘게 날아가서 심장을 움켜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수민은 상황을 보고 급하게 아들을 부축했다. 그리고 연지석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감히 내 아들한테 손을 대!”

연지석은 여전히 박민정을 안고 있었다. 도화살 가득한 그 눈에는 차가움이 흘렀다.

빗물은 그의 머리카락을 따라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는 모자 앞에서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그는 귀신 같은 얼굴로 한 글자씩 뱉었다.

“죽고 싶어요?”

한수민과 박민호는 눈앞의 이 남자에게 놀라서 한순간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연지석은 박민정을 안고 떠나면서 한수민에게 당부하는 걸 잊지 않았다.

“민정이 유서에 적혀 있더라고요. 녹음도 있고. 그 녹음에 그쪽이 더 이상 민정이랑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약속했다던데, 잊으셨어요?”

박민정은 그 녹음이 법적인 효력이 없다는 건 알았고 그 녹음만으로 모녀 관계를 끊을 수도 없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한수민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수민에게 체면은 아주 중요했다.

만약 이 녹음이 공개되면 한수민은 자기 딸을 해쳤다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다녀야 했다.

연지석의 협박에 한수민은 다친 박민호를 데리고 초라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다.

차에 앉아서 한수민은 연지석 품에 안긴, 생사를 알 수 없는 딸을 보며 손바닥을 세게 꼬집었다.

“엄마가 모질다고 비난하지 말고 쓸데없는 너 자신을 탓하렴. 유남준 마음 하나 못 사로잡은 널. 지금 이건 전부 네가 초래한 거야.”

그 순간 한수민은 엄청난 고통을 느꼈지만 빠르게 냉정해졌다.

딸이 죽는 것보다 최 사장과의 거래가 더 중요한 일이었다.

연지석은 박민정을 데리고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박민정이 수술방으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수술 중이라는 선명한 세 글자를 보면서 그는 단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수술이 한 시간가량 이어지다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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