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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이건 틀림없이 우연의 일치다! 무조건!

정말로 박민정이 구한 게 맞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까?

만약 그녀라면 지난 몇 년 동안 했던 짓들은...

김인우는 박민정의 진료 기록을 거두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는 밤새 앉아서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김인우는 이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원아, 할 말 있어서 그런데 오늘 잠깐 만날래?”

개인 레스토랑의 어느 룸 안.

이지원은 한껏 꾸민 채로 들어왔고 웨이터가 다가와 그녀의 코트를 받았다.

김인우의 시선은 흉터 하나 없이 매끈한 그녀의 하얀 팔에 머물렀다.

4년 전, 그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온몸이 피투성이 된 채 의식을 잃고 차 안에 갇혀있었다.

그러던 중 어떤 소녀가 위험을 무릅쓰고 깨진 유리창 사이로 손을 뻗어 강제로 문을 열었다.

손을 뻗을 때 깨진 유리창에 팔이 깊숙이 긁혔고, 원장은 무조건 상처를 꿰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아무리 복원한다고 해도 흔적이 남지 않을 수 없다.

김인우의 시선을 마주한 이지원은 찔리는 게 있는 듯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우 오빠, 할 말 있다고 부르신 거 아니에요? 무슨 일이에요?”

김인우는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거두며 진지하게 말했다.

“박민정 죽었어.”

이지원은 깜짝 놀라더니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언제요? 갑자기요?”

너무 놀란 나머지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 건 맞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쾌감이 밀려왓다.

박민정이 죽었다는 건 그녀와 유남준 사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걸 뜻했다.

“오늘 과다출혈로 죽었어. 응급처치해도 소용없었대.”

김인우는 와인을 집어 들고 가볍게 흔들더니 단숨에 들이켰다.

그 동시에 그는 유리잔 너머로 웃고 있는 이지원의 모습을 보았으나 이내 사라졌다.

“이것 또한 운명이겠죠.”

이지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태어날 때부터 남들이 이룰 수 없는 삶을 살고, 집안의 힘과 권력으로 남준 오빠와 강제로 결혼했으니 이제 죽은 것도 업보인 셈이죠.”

업보라니?

그 말을 들은 김인우는 처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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