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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지원이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알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워낙 눈치가 빨랐던 그녀는 오늘따라 이상한 김인우의 모습과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자신의 팔을 주시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뭔가 깨달은 듯 태연하게 맞장구를 쳤다.

“당연히 기억하죠. 그때 온몸이 피투성이여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폭발 직전의 차에서 오빠를 끌어내기 위해 제가 강제로 차 문을 열려다가 팔에 상처가 났잖아요. 오빠는 모르겠지만 그 흉터가 엄청 끔찍했거든요. 다행히 나중에 수술해서 완전히 지워졌지만...”

이지원은 팔에 난 상처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박민정을 발견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으니까...

예전 같으면 김인우는 주저 없이 이지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을 텐데, 지금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무조건 강해야 해요.”

그때 그를 구해준 소녀가 수없이 했던 말이다.

무서워하지 말라는 상식적인 말이 아니라서 지금까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떠나기 전.

김인우는 이지원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지원아,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까 내가 어떤 성격인지는 잘 알지? 나는 다른 사람이 날 속이는 게 제일 싫어.”

할 말만 하고 먼저 떠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지원은 조금 무서웠다.

그러나 박민정은 이미 죽었고 죽은 사람은 말이 없는 법이니 설사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들 잡아떼면 그만이다.

저택으로 돌아온 김인우는 사람을 시켜 그 날의 일을 재조사했다.

이지원이 처음으로 그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주장했을 때 별다른 조사 없이 그대로 믿었다. 그녀 외에는 아무도 그를 구해줬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게 실수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다.

...

두원 별장 밖.

유남준은 차 안에 앉아 줄줄이 담배를 태웠다.

오늘 박민정이 예전에 살았던 곳으로 갔지만 거긴 이미 비어있었다.

사람을 시켜 그녀의 행방을 조사하게 했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유남준은 두통을 느끼며 마지막 담배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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