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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고영란은 손을 꽉 그러쥐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목소리를 낮추어 박민정한테 말했다.

“너랑 얘가 결혼한 지 이제 몇 년째니? 그동안 네가 후사를 봤더라면 내가 남준이를 대신할 사람을 왜 급히 찾았겠니?”

가족 기업의 대를 이을 대표가 아이가 없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네가 날 훈계할 자격 있니? 자기 자식 안 아낄 부모가 어디 있어?”

고영란은 이 말 한마디를 내던지고 떠나갔다.

박민정은 제 자리에 선 채, 왠지 모르게 슬퍼졌다.

그녀의 어머니는 한 번도 친딸인 자신을 아껴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방금 오지랖 넓게 나섰던 것이다.

멍하니 서 있는데 뒤에 있는 유남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민정아.”

유남준의 지금처럼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다.

정신을 차린 박민정은 그한테 잡힌 손을 서둘러 빼냈다.

“고마워할 거 없어요. 아까는 당신이 불쌍해 보여서 순간 감정이 격해져서 그랬던 거예요. 다른 이유 없어요.”

말을 마치고 바로 은정숙의 방으로 향했다.

아래층에서 생긴 기척 때문에 혹여나 은정숙이 깨어났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예찬이는 정민기와 물건 사러 나갔기에 고영란과 마주치지 않았다.

...

한편, 고영란은 돌아가는 길에 머리가 아파 관자놀이를 눌렀다.

박민정이 이젠 대놓고 시어머니인 그녀와 대들고 훈계질까지 할 줄 몰랐다.

미간을 짓누르며 짜증 섞인 어조로 기사한테 빨리 가라고 다그쳤다.

마침 중심가를 지나가고 있던 터라 차가 막혀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답답한 고영란은 차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익숙한 작은 인영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찬이?! 쟤가 왜 저기 있어?”

기사한테 차를 세우라 하고 얼른 차에서 내려 예찬이의 뒤를 쫓았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았지만 예찬이의 신상에 대해서는 늘 조사하고 있었다.

전에 예찬이가 강연우의 아들인 줄 알았는데 강연우한테 물어보니 아니라고 했다. 또 자세히 조사한 결과, 조하랑은 외국에 간 뒤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고 주변 이성과의 관계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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