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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박민정은 어리둥절했고, 저쪽에서 조석천이 외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아이의 아빠가 누구야? 내가 죽여버릴 거다!!!”

뒤이어 꽃병과 가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박예찬도 그 소리를 듣고 급히 말했다.

“엄마, 통화 그만해요. 하랑 이모 보러 가야겠어요. 할아버지한테 때리지 말라고 해야죠.”

“... 그래.”

박예찬은 전화를 끊고 방 안에서 나왔다.

조하랑이 배 째라는 식으로 소파에 누워 있고, 조석천은 화를 내며 물건을 깨부쉈다.

꽃병을 떨어뜨리긴 했지만 모두 주의를 기울여 딸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아빠, 그만 물어봐요. 애 아빠가 누군지 나도 몰라요. 오며 가며 스치듯 만난 사람이에요.”

조하랑이 하품을 했다.

“그러니까 나한테 김인우 씨 소개시켜주는 거 그만하고 소개팅도 시키지 마요. 부잣집 도련님이 애가 있는 여자를 받아줄 리 없으니까요.”

조석천은 아기의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말에 체면이 바닥을 치는 것 같았다.

“좋은 건 다 놔두고 나쁜 것만 배우네! 내가 이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 너 오늘 내가 죽인다! 저놈이 누구의 아이인지 모른다고 했지? 모르면 버려야지!”

조석천이 손을 들어 조하랑의 얼굴에 내리치려던 순간 박예찬은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 조석천의 외투를 잡아당겼다.

“할아버지, 엄마 때리지 마세요. 화가 나면 차라리 저를 때리세요.”

아이는 당당하게 가슴을 쑥 내밀며 말했고 조석천은 자신의 다리만큼도 크지 않은 아이가 어른스럽게 나서는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렸다.

“아가야, 방으로 돌아가. 할아버지는 엄마를 때리려는 게 아니라...”

조석천은 잠시 멈칫했다.

“그냥 어깨를 두드려주는 거야.”

말을 마친 그는 조하랑을 세차게 두드렸다.

조하랑은 눈을 흘겼다. 늘 엄격하기만 했던 아빠가 예찬에게 이렇게 다정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럼 할아버지, 저를 보내실 거예요?”

박예찬의 큰 눈이 조석천을 빤히 바라보았다.

조석천이 이렇게 착한 아이를 어디다 버리겠나.

“아가, 네가 잘못 들은 거야. 밖에 있는 길고양이를 말한 거지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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