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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박민정은 멈칫하며 유남우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저 이미 결혼했어요.”

당황한 그녀의 눈빛에 담긴 거부감이 유남우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유남우는 목이 메어왔지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손을 거두었고 그의 눈에는 쓸쓸함이 가득했다.

“그럼 우리 앞으로도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거야?”

박민정은 진정하고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말했다.

“네, 이제 우린 그냥 친구가 아니라 가족이죠. 약혼식에 저도 참석하러 갈게요.”

“알았어,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릴게.”

유남우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이만 갈게요.”

박민정은 눈을 밟으며 다시 걸어갔다.

유남우는 차 옆에 서서 그녀의 뒷모습이 눈앞에서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치 박민정은 깊은 눈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진주.

홍주영은 유남우가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자 의아했다.

유남우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 지금 어디예요?”

유남우는 차에 다시 앉아 얇은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일이 있어 밖에 나왔어. 오늘은 사무실에 안 돌아갈 거야.”

“하지만 오늘 저녁 약속이 또 있는데...”

“취소해.”

홍주영은 적어도 10년 이상 유남우를 돌봐온 터라, 오늘 그의 목소리 톤에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했다.

“도련님, 고민이 있으면 참지 말고 저한테 말해요.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말 안 할게요.”

고민이라...

유남우의 눈 밑으로 자조 섞인 웃음이 스쳐 지나가며 그는 따뜻하게 말했다.

“그런 일 없어. 난 괜찮아. 일이나 해.”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전화를 끊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후유증이 많이 남아있어 언제 재발할지 알 수 없었다.

이날 유남우는 차를 몰고 돌아가는 대신 박민정의 집이 보이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계속 차에 앉아 저쪽을 바라봤다.

...

한편 박민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문을 열자마자 주방 쪽에서 음식 냄새가 났다.

유남준이 부엌에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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