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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김인우가 나간 후, 방 안은 이지원의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그 사람들이 떠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이지원은 상처로 뒤덮인 피 웅덩이 속에서 눈을 감은 채 쓰러졌다.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왜 좋은 건 다 박민정이 가져가는지, 왜 자기는 자신은 그녀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녀가 누리는 걸 누릴 수 없는 건지.

심하게 다친 이지원은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상태로 바닥에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김인우의 부하들은 이지원을 죽인 것이 아니라 일부러 힘들게 만든 것이다.

그녀는 고통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곧 기절하려는 순간 문이 다시 열렸다.

이지원은 본능적으로 빌었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남자가 반짝이는 가죽 구두를 신고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이지원은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머리를 조아렸다.

“인우 오빠,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내가 이렇게 빌게.”

“이지원, 나야.”

마침내 눈앞에 있던 남자가 익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지원은 행동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남준 오빠, 오빠는...”

차마 눈이 멀었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말했다.

“전 유남준이 아니라 유남우입니다. 저번에 만난 적 있는데요.”

그때 이지원은 그를 유남준이라고 생각했다.

이지원 역시 눈앞의 남자가 유남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을 방금 알아차렸다.

“남준 오빠 쌍둥이 동생이에요?”

“네.”

“나한테 원하는 게 뭐죠?”

유남우 역시 박민정을 돕기 위해 자신을 처리하러 온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우리 거래하는 건 어때요?”

유남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이지원은 유남우의 온화한 태도 속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그를 두려워했다.

“무슨 거래요?”

김인우의 표적이 되어 이런 곳까지 오게 된 그녀는 지금 상황보다 더 나쁜 거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박민정이 유남준을 떠나도록 도와주면 당신을 구해줄게요.”

유남우는 자신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이지원은 유남우가 왜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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