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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따스한 햇살이 창밖에서 침실로 비쳐 들었다.

박민정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바깥의 눈은 절반 녹아 있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아침 아홉 시가 넘었다.

오늘 병원에 가서 붕대를 풀 예정이었다.

윤우를 도와 준비를 마친 뒤 병원으로 향하러 했지만 이때 아이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말했다.

“엄마, 아저씨 정말 아빠 맞지?”

어차피 언젠간 직면해야 할 문제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럼 나에게도 아빠가 생긴 거야? 더는 아비 없는 자식 아니지?”

박윤우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박민정은 가슴이 비수에 꽂히듯이 아팠다. 그동안 아이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엄마, 오늘 병원에서 올 때 아빠도 불러서 같이 유치원으로 형 보러 가면 안 돼? 형 서프라이즈 해주면 좋잖아.”

요즘 유남준의 태도는 워낙 차가웠기 때문에 박민정은 유남준이 동의할지 몰랐다.

“윤우야, 형 만나고 싶으면 따로 가서 보면 되지.”

박민정은 잠시 고민한 뒤 또 말했다.

“아빠는 일해야 해서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

“어제 물어봤는데 오후에 시간이 있다고 하던데?”

박윤우가 말했다.

박민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제발 한 번만.”

박윤우는 박민정의 손을 흔들면서 애교를 부렸다.

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타협했다.

“알겠어.”

“그럼 엄마랑 아빠 올 때까지 기다릴게.”

박윤우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가 벌써 유남준을 아빠라고 부르고 있으니 박민정은 왠지 모르게 겁이 났다.

고생해서 키운 아들을 유남준이 이대로 뺏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기적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 유남준과 유씨 가문 사람들은 윤우와 예찬이에게 분명 잘해줄 것이고 두 아이도 아버지와 가족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후.

의사는 박민정의 상처는 이미 잘 아물었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녀의 얼굴에 감긴 붕대를 풀었다.

선명한 흉터 하나가 얼굴에 자리 잡았다. 그만큼 박민정이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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