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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하지만 유남준은 차갑게 거절했다.

“시간 없어.”

이지원은 그가 단번에 거절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방금 그와 박민정 사이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또 화가 나기 시작해서 자기도 모르게 손톱을 뜯었다.

그래도 불쾌함을 꾹 참고 옆에 있던 박민정에게도 물었다.

“민정 씨는 혹시 올 수 있나요?”

“마침 발표회가 끝난 뒤 대학 동창회가 있는데 옛 동창들을 보면 생각나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유남준의 시선도 박민정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방금 유남준에게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한 관계로 거절하기 힘들었다.

“그래요.”

그렇게 박민정은 이지원의 초대장을 받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박민정이 발표회에 참석한다고 하니 유남준도 마음이 흔들렸다.

이지원의 설득 끝에 그럼 그도 가겠다고 했다.

유남준이 점점 변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이지원은 박민정에 대한 원망이 더욱 쌓여갔다.

한 편, 유남준의 사무실에서 나온 박민정은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거의 다 됐었는데!

늦은 시각.

박민정은 초대장에 적힌 시간에 맞춰 저녁에 운전기사더러 오페라 하우스까지 태워다 달라고 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많은 인플루언서와 언론 기자들이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옛날 대학 동창들도 있었다.

이지원이 오페라극장의 음악 연주 홀과 전시장을 전부 예약해서 초대받은 사람 외에는 입장할 수 없었다.

박민정이 초대장을 들고 들어가니 시야가 넓은 곳에 그녀를 안배했다.

그 자리가 거의 무대의 절반 정도가 보이는 위치였다.

처음에는 이지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연주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누군가의 낯익은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유남준이다. 그것도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분명 안 온다고 하지 않았나?

박민정은 자기도 모르게 차갑게 웃었다. 역시 이지원의 부탁은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여튼 젊은 여자면 다 좋아하는 바람둥이.

유남준이 여기에 오는 바람에 언론 기자들이 앞다투어 이지원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기 시작했고 모두 메인 기사에 실릴법한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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