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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후진했다.

차창이 내려가자, 유남준은 손에 들고 있던 노트북을 끄고 박민정을 보았다.

오늘 그녀는 아이보리 색의 등이 드러난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하얀 피부를 더 돋보였다.

유남준의 눈동자엔 놀란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녀와 조하랑이 탄 차가 유씨 본가에 도착했을 때 경호원이 이미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이야.”

그는 웃는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민정은 대답했다.

“그러게요. 오랜만이에요.”

“타.”

유남준은 더 말하지 않았고 박민정도 사양하지 않고 그의 곁에 앉았다.

“날 찾아온 거야?”

다른 사람들은 이 길을 전혀 몰랐다. 오직 그의 기사만이 차를 몰고 오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해서요.”

박민정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태연하게 거짓말했다.

유남준은 이 말을 듣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기사에게 말했다.

“먼저 내 방으로 가요.”

유남준이 말한 건 그가 본가에서 살고 있는 방이었다.

“네.”

박민정은 아직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유남준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

“기억을 찾고 싶다면 먼저 우리 신혼 방부터 가봐야 해.”

두 사람의 신혼 방은 원래 두원 별장에 있었다. 하지만 결혼한 날엔 본가 쪽에서 보냈다.

유남준의 방은 전처럼 단일한 색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방에 들어간 후, 그는 박민정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먼저 슈트 재킷을 벗었고 그다음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박민정은 놀라 멍해 있었다.

그녀의 몸은 조금 경직되었다.

유남준이 왜 이러는지 잘 몰라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

그는 여유 있게 박민정을 보았는데 그녀의 얼굴이 이미 빨개진 것을 발견했다.

유남준은 일부러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왜 날 보지 못해?”

“기억 찾고 싶다며.”

남자의 뜨거운 시선은 그녀를 위로부터 아래까지 훑었다.

박민정은 얼굴이 타는 것처럼 뜨거웠다. 원래 그녀는 유남준을 꼬시려고 했는데 지금은 왜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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