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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그녀에게는 아들의 체면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버지, 진정하세요. 제가 바로 쫓아낼게요.”

아직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이지원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향한 날 선 눈빛에 이상함을 감지했다.

고영란은 씩씩거리며 오더니 핸드폰을 그녀의 앞에 내던지며 말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

이지원은 핸드폰을 한 눈 보고는 단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다.

그녀가 막 입을 열고 해명하려 할 때, 고영란이 말을 가로챘다.

“여기서 더 창피당하고 싶지 않으면 네 발로 나가라.”

유씨 집안에서 연예인 한 명 내쫓는 건 파리 내쫓는 것 만큼 간단한 일이었다.

이지원은 자기가 이런 꼴로 쫓겨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가정부의 차에서도 한참을 믿기 힘든 듯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불현듯 박민정이 했던 말이 떠오르며 깨달았다.

이 모든 건 그녀가 벌인 짓이란걸!

...

한편, 조하랑도 이지원에 관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 그 뉴스는 애초에 그녀와 박민정이 함께 계획한 일이었다.

그리고 일부러 이 타이밍에 공개한 것이다.

이지원이 쫓겨나고 나서 그녀는 박민정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 불여시한테 제대로 골탕 한 번 먹였네. 그러게 누가 나대래.]

조하랑은 이지원의 불쌍한 모양새를 보려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녀의 눈앞에 보인 건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박예찬?”

그가 왜 여기 있는 건지 어리둥절하던 그때,

보디가드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그에게 다가오더니 한 손으로 그를 들쳐업고 김씨 가문의 도련님인 김인우에게로 데려갔다.

박예찬은 그 짧은 두 다리로 아등바등했지만 그들의 긴 다리를 이겨내진 못했다.

게다가 도망치다가 힘을 다 써버린 탓에 결국 꼼짝도 못 하고 잡혀버렸던 것이다.

그는 자기가 아직 어린아이인 것이 너무 싫었다.

“이 양아치 같은 놈, 겨우 잡았네.”

김인우는 여유롭게 그를 보며 말했다.

박예찬은 여전히 그에게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저씨, 저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전 아저씨 몰라요.”

그러자 김인우가 기가 찬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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