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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가십거리가 돼?

이곳 진주시에서 유남준과 엮이고 싶어 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유남준은 박민정이 사라진 그 시간 동안 연지석이 그녀의 곁에 있었단 사실이 떠올랐다. 같이 지낸 시간이 많으면 자연스레 없던 정도 생긴다는데, 게다가 둘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으니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연지석 귀에 그런 소문이 들어갈까 봐 걱정되는 건 아니고?”

그의 검은 눈동자에 냉기가 스쳤다.

박민정의 얼굴에도 순간 그늘이 졌다.

그녀는 유남준의 이런 말버릇을 받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대표님. 저희가 결혼했든 하지 않았든 선택할 권리는 저에게 있습니다. 이건 지나친 간섭 아닌가요?”

말을 마친 박민정은 더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아 곧바로 유남준을 스쳐 지나갔다.

유남준은 그녀에게 뺨이라도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분명 말 몇 마디 한 게 다인데 그는 심기가 굉장히 불편해졌다.

뭐? 지나친 참견?

멀어지는 박민정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그녀가 정말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유남준은 그런 느낌이 미치게 싫었다.

그는 핸드폰을꺼내 서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수를 쓰든 그 아이 데려와.”

“네.”

“그리고 연지석 사업도 계속 공격해. 난 그 자식 것을 철저히 빼앗아야겠어.”

전화를 끊은 그의 눈빛은 뭐든 집어삼킬 듯한 어둠에 휩싸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미련 없이 떠나던 박민정의 모습뿐이었다.

예전엔 분명 그만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지?

이제 연지석을 사랑하게 된 건가?

뭐가 어떻게 됐든 그는 반드시 박민정을 다시 뺏어올 거다.

그의 것은 그가 버리는 한이 있어도 절대 남에게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남준은 차에 탄 후 담배를 피우며 아이의 사진을 다시 꺼내 봤다.

정말 그의 아이라면 박민정은 왜 그를 해외에 숨겨뒀을까?

그는 아이를 다시 데려온 후에 낱낱이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뭐가 어떻게 됐든 이번엔 반드시 박민정을 자기 옆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그의 시선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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