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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소지아는 여전히 어리둥절해했고 이도윤이 대답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봐. 전혀 이해가 안 돼.”

“전림은 어렸을 때부터 나랑 같이 훈련을 받았고 나랑 생김새가 비슷하니 내 대역 중 하나였어. 우린 생과 사를 함께 할 운명이었으나 그 사람은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될 백채원을 사랑하게 된 거야. 백채원을 임신시키고 나와 함께 나간 현장에서 나 대신 치명타를 입고 말았어. 그리고 죽기 전에 나한테 백채원을 잘 부탁한다고 했지.”

“전림의 희생에 나는 백채원의 요구라면 무조건 들어줬어. 그때의 난 소씨 가문과 내 동생 사이를 의심하고 있었고, 두 사건이 얽히게 되었어. 나는 한편으로 소씨 가문에 복수를 하며 임신 중인 백채원을 돌봤어. 그러다 보니 넌 내가 바람을 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고, 난 너의 질문에도 해석할 수가 없었어.”

“백채원은 자신의 아이가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라게 할 수는 없다며 나한테 가정을 만들어 달라고 빌었어.”

지아는 마음이 씁쓸해졌다.

“그래서 그렇게 한 거야?”

“전림의 목숨으로 바꾼 조건이니 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너와 이혼을 제안했었지. 하지만 백채원이 원하는 건 그것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 병원이며, 드레스, 블린 시트, 너의 몫은 모두 빼앗으려고 했어.”

지아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했다.

“그 사람이 날 바다로 밀어버리려고 했던 것도 알고 있었어?”

“두 사람의 성격을 모두 알고 있으니 백채원이 어떤 짓을 벌일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야. 바다에 빠지고 본능적으로 널 구하려고 했지만, 죽어버린 전림의 얼굴과 유언이 자꾸 떠오르고, 진봉과 진환도 바다로 들어오고 있었으니 그 사람한테로 간 거야.”

지아의 눈가가 붉어졌고 애써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그럼 아이는 대체 어떻게 된 건데?”

“백채원은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고 너는 순산이었으나, 백채원의 한 아이가 죽어버렸어. 지윤은 미숙아였으나 상태가 아주 좋았어. 넌 마취할 수 없어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는데 나라고 마음이 아프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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