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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맞아요, 임찬혁 씨는 정말 범 무서운 줄 몰라요. 그 흑랑방을 안중에 두지 않더라니까요? 저희는 상황이 심각해져서 먼저 돌아왔어요." 왕범수도 따라서 말했다.

"그럼 양금희 씨는요?" 장해동이 물었다.

"금희 씨도 나오긴 했지만, 저희와 함께 돌아오지는 않았어요. 임찬혁 씨를 기다리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 기다림 끝에 나오는 건 시체일 걸요?" 주우영이 이어 말했다.

"그건 다 임찬혁 씨 책임이죠. 저희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가 실적을 위해 기어코 돈 받으러 가겠다고 한 거죠. 그렇지 않아요?"

동명훈은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모두를 향해 말했다.

이번에 임찬혁은 죽지 않더라도 불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대외에 이건 다 임찬혁 스스로 억지를 부린 거라고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맞아요. 그 사람이 팀장이 되겠다고 기어코 돈을 받으러 간 거예요. 여기 있는 저희 모두 증인인 걸요!"

"임찬혁 씨 같이 겁대가리를 상실한 사람은 이렇게 한 번 당해봐야 한다니까요. 이렇게 한 번 당해봐야 정신차리지!"

"능력도 없는 게 억지로 하겠다고 했으니. 다 자업자득이지."

...

마케팅부의 사람들은 거의 다 임찬혁을 비웃었다. 왜냐하면 원래부터 그를 꼴보기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감히 동명훈과 맞서려고 하다니, 이건 완전 바보가 아닌가?

이수지도 깜짝 놀랐다. 일이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저 임찬혁을 용운 그룹에서 쫓아낼 생각이었지 상대방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자업자득이 아니겠어? 주우영과 왕범수도 도망왔는데 혼자 거기서 쎈 척 하다니. 죽어도 싸지.'

마케팅부가 한참 시끌벅적할 때, 회사 밖에서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다 내려와서 돈 옮겨요!"

카리스마 넘치는 고함 소리가 시끄러운 소리들을 뚫고 밖에서 들려왔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비록 나팔에서 전해온 소리라 약간 다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익숙했기 때문에.

그들은 얼른 창문에 엎드려 밖을 내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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