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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이민혁이 웃자 서원이 그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고마워요.”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하자, 서원은 담배를 도로 넣으며 말했다.

“너무 예의 차리지 마세요, 형. 이제 형제처럼 지내야죠.”

“서 도련님, 절 이렇게 과분하게 대해주니 좀 무서울까 하네요.”

이민혁은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서원이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민혁의 예상대로라면 서원은 아마 서영광의 영향을 많이 받아 마음을 잘 숨기고 기개가 있으며 듬직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나 이 도련님은 오히려 길에서 보이는 또래 청년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서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웃기만 했다.

“어르신께 말씀 들어서 알고 있어요. 형 되게 센 고수라면서요? 저희는 앞으로 형 동생 사이이니, 무슨 일이 생기면 명령만 해주세요. 다만...”

“네?”

서원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게 가르쳐 주셔야죠.”

“무엇을요?”

“뭐, 아무거나요. 예를 들면 오행 법술이나 무술비서, 다 괜찮아요.”

이민혁은 실소를 터뜨렸다. 어쩐지, 서원이 이런 것에 흥미가 있었구나.

그는 주동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르신, 이건 절 난처하게 하는 것입니다. 서원 씨는 총독의 아들로서 전도가 밝은 사람인데 무술을 배우게 한다고요?”

“그게 뭐 어때서.”

주동겸이 담담히 말했다.

“서원이 배워낸다면 그것도 서원의 운이겠지. 절대 앞길에 영향 줄 일 없어.”

이민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주동겸이 자신을 부른 것도, 굳이 지위가 높은 서영광을 불러온 것도 모두 서원을 위해서였다.

두 부자가 자신에게 이토록 예의를 차린 것, 그리고 주동겸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이민혁은 승낙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생각을 마친 이민혁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요. 정 수행하고 싶다면 안될 것도 없죠. 하지만 저도 준비 시간이 필요하니 우선 기다려주세요.”

“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서원이 흥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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