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8화

”반가워요, 저는 임슬기라고 해요. 이쪽은 저희 언니 임윤지고요.”

소녀가 말했다.

이민혁이 그 둘을 쓱 훑어보았다.

‘어딘가 모르게 닮았다 싶더라니, 자매였구나.’

“윤과 슬, 윤슬이라니. 좋은 이름이네요.”

이민혁이 은은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이민혁이 대충 대꾸해주자 임슬기는 말문이 트였는지 본격적으로 이민혁과 대화를 시도했다.

“뭐 하는 분이세요?”

“아직은 직업이 없네요.”

이민혁이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

이민혁의 대답에 임슬기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저흰 지금 면접 보러 KP 컨소시엄까지 가는 중이에요. 진짜 합격만 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KP라고요?”

임슬기의 말에 이민혁이 멈칫했다.

이민혁의 질문에 임슬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KP 컨소시엄이요. 지금 비즈니스 확장한다고 사원들 새로 뽑고 있잖아요. 저희 둘 다 금방 졸업했거든요. 1차 온라인 심사는 이미 통과했고 면접만 붙으면 돼요. KP 컨소시엄 진짜 대기업인 거 아시죠? 사내 복지도 엄청 좋다던데….”

“네, 그럼 행운을 빌게요.”

이민혁이 웃으며 답했다.

임슬기가 무어라 더 말을 하려던 순간, 옆자리에 앉아있던 임윤지가 미간을 좁히며 임슬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언니의 시선을 느낀 임슬기가 눈치를 보며 더이상 입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신중할 줄 아는 언니와 그와 반대로 수다쟁이인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민혁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하지만 만약 방금 그 금발청년과 문신남이 두 소녀에게 찝쩍대지만 않았다면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세 사람은 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민혁 역시 두 소녀와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었기에 좌석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고속 열차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서경 역에 진입했고 열차가 목적지에 멈춰 선 것을 확인한 이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했다.

열차에서 내려 서경 역 밖으로 나온 이민혁의 앞을 조금 전 그 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