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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초면에 무례하게 구는 사람을 만난 이민혁은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주먹부터 나갈 뻔했지만, 열차 안의 모든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것이 느껴졌다.

굳이 귀찮은 일을 만들기 싫었던 이민혁은 간신히 화를 삭이며 미간을 좁힌 채 얘기했다.

“그쪽이 제 자리에 앉으셔서요, 그쪽 자리로 비켜주시죠.

”“내가 여기 앉고 싶어서 앉겠다는데, 뭐 문제 될 거 있나?

”금발의 남자가 건방지게 얘기했다.

그 금발의 젊은 남자 옆에는 팔 한쪽을 문신으로 도배한 험상궂은 남자도 같이 앉아있었다. 이십대로 보이는 두 젊은 남자가 이민혁의 짜증 난다는 듯한 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

성격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하물며 이민혁은 그다지 성격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화를 주체 못 한 이민혁이 금발 남성의 멱살을 잡아 강제로 좌석에서 일으켰다. 냉기 어린 눈으로 금발의 남성을 노려보며 읊조렸다.

“좋은 말로 할 때 꺼져.”

“이 미친놈이 겁도 없이 감히 날 건드려?”

순식간에 멱살이 잡혀버린 금발의 남자는 예상치 못한 상항에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남자가 이민혁에게 잡혀있는 자신의 멱살을 바라보며 욕을 내뱉었다. 옆에서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험상궂은 문신남 역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민혁에게 손을 쓸 준비를 하는 듯했다.

일촉즉발의 순간, 그 상황을 목격한 역무원이 큰 소리로 물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약간의 오해가 있어서요.”

험상궂게 일그러져 있던 금발청년의 표정이 순식간에 누그러지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런 금발청년을 본 문신남도 입을 꾹 다물었다.

이민혁과 금발청년을 번갈아 보던 역무원이 입을 열었다.

“잠시 표 검문이 있겠습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죠.”

역무원의 말에 세 사람은 곧바로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신분증을 단말기에 인식하며 하나하나 검문하던 역무원이 금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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