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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사실 박원호는 이미 알아듣게 설명해줬다.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조정철에게 이 사람은 감히 네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 얼른 사과나 하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전했다. 용서만 받을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미 잔뜩 들떠있던 데다 젊은 패기까지 더해진 조정철은 박원호의 말 속에 숨겨진 뜻을 미처 알아내지 못했다.

멍하니 서 있던 조정철이 뒤늦게 화를 내며 말했다.

“삼촌, 둘이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삼촌 상대해줄 시간 없거든요? 때가 되면 알아서 조져줄 테니까 일단 기다려봐요.

”조정철의 치기 어린 도발에 박원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사람은 안 변한다더니, 이 정도 경고 하나 못 알아듣는 멍청함은 여전했다.

차가운 눈빛으로 조정철을 쏘아본 박원호가 말했다.

“이분은 초방위국에 소속된 분이셔. 우리 담당이 아니라고. 못 알아들어?”

박원호는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어떻게든 조정철을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선을 넘어버린 조정철은 멈추는 법을 몰랐다. 되려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눈치를 주고 있는 박원호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초방위국이고 나발이고 그딴 거 난 들어본 적도 없고. 아무리 삼촌이라고 해도 오늘 저 새끼 하나 지켜준다고 설치면 삼촌도 같이 죽여버릴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조정철의 건방진 답변에 도와줄 마음을 아예 접은 박원호가 서리처럼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난 저분 못 막아줘, 네가 알아서 해.”

예상치 못한 박원호의 답변에 조정철이 잠깐 멈칫했다. 박원호가 이 정도로 자신에게 면박을 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조정철의 부하들도 덩달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박원호가 혹시 조정철의 아버지가 자신의 상사라는 걸 잊은 건가? 신종 퇴사 방식인가?

이민혁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박원호 대장님, 지금 일반인이 불법 총기 소지에 초방위국 소속 대원까지 위협하는데, 당장 체포해가셔야죠. 무력으로 감히 초방위국 소속 대원을 위협하려 드는 건 꽤 중죄 아닌가요? 데리고 가서 자세하게 심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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