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4화

밖으로 나선 두 사람은 곧바로 이민혁의 차에 올라탔다. 윤현빈을 태운 이민혁의 차는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향해 달려갔다.

안양시는 서경시와는 500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진무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였다. 차로 도착하려면 최소 6~7시간은 꼬박 달려야 했다.

이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운전에 집중했다. 뒷좌석에 앉아있던 윤현빈 역시 별다른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미간을 잔뜩 좁힌 채 표정이 굳어있었다.

윤현빈은 서경시에 도착한 지 열흘 만에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이민혁을 겨우 찾아낸 것이었다.

이민혁은 겉보기엔 정말 돈이 많은 사람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김경민에 비하면 큰 차이가 날 것이 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경민의 몸값만 해도 천억이 넘어가는 데에다 안양시 최고 부자로 명망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것도 모자라 김경진의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인 경진그룹의 업무는 모든 분야에 깊이 침투해 있었다. 특히 정·재계에서는 경진그룹을 모르는 인사들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니 김경진의 곁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김경진을 준비도 없이 어떻게 이겨 먹을 생각인 건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윤현빈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가는 내내 생각에 잠겨있던 윤현빈은 마침내 해탈한 것인지 체념 상태까지 도달했다. 김씨 가문의 세력은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고도 남는 수준이었다. 지금 이 순간, 마장현의 변호인을 맡는 것도 윤현빈으로서는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는 일이었다. 마장현의 변호인을 맡는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윤현빈이 손해만 보고 있는 것은 또 아니었다. 윤현빈이 손해를 보고 있는 만큼 마장현이 의뢰비를 많이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장현도 그 나름대로 열심히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열심히 발버둥은 치고 있지만 가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지쳐 그저 운명에 맡기는 셈 치고 이민혁을 찾아온 것이었다.

두 사람은 새벽이 다 되어서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