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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게다가 안양시에서 이민혁은 김경진과 꽤 오랫동안 공개적 또는 비밀리에 신경전을 벌여왔다.

두 사람 중 이민혁은 지하 세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회색 산업도 곁들어 진행하고 있고 김경진은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정치와 상업 쪽에도 몸을 담그고 있었다. 둘은 어느 정도 동등한 위치에 놓여 있긴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김경진의 재산이 이민혁을 훨씬 초과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는 점이었다.

만약 김경진이 죽으면 경진 그룹도 덩달아 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경진이 남긴 산업 유산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이민혁일 것이다. 진짜 이런 상황으로 나간다면 안양시 정치와 지하 세계 그리고 상업 업계에서 이민혁과 힘을 겨뤄볼 상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민혁은 도라희를 쓱 훑어보고는 돌아서 방에서 나가며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시로 진행 상황을 나한테 보고하는 걸 이지 마세요. 내 전화번호와 주소는 테이블 위에 뒀어요.”

도라희는 이민혁을 공손하게 배웅해 드리고 온몸의 고통도 무시한 채 술집에서 천천히 걸어 다니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이민혁의 개인적인 힘은 의심할 바도 없이 강대할 것이고 정부와도 어느 정도 유착관계가 있을 것이다.

유착관계가 김경진만큼 깊은 건 아닐지라도 도라희 역시 안양시 정부에 든든한 배후가 있었다.

요 몇 년 동안 도라희는 쭉 김경진에게 밀려 항상 2인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왔는데 이젠 김경진을 밀쳐내고 정상에 우뚝 서있을 절호의 찬스가 눈앞에서 얼씬거리는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은홍이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면서 올라와 물었다.

“도 형님, 괜찮으세요? ”

“하하하하.”

도라희가 폭소를 터뜨리자 양은홍은 깜짝 놀라 어쩔 바를 몰랐다.

“난 괜찮아. 이젠 내 시대가 펼쳐질 거야. 김경진의 운도 여기까지인 거야. 두고 봐, 멀지 않아 안양시가 내 손아귀에 들어오고 말 거야.”

안은홍은 미친 듯이 웃어대는 도라희를 보며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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