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3화

이민혁은 그를 흘깃 쳐다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흥분하지 마세요. 제 뜻은 제가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일을 왜 굳이 그 쪽에게 떠넘기겠냐, 이거예요.”

윤현빈은 팽팽하게 긴장한 분위기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들게 염성국을 초대했는데 이민혁의 간단한 몇 마디에 염성국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다니. 이대로 나간다면 마장현을 구하는 게 아니라 그를 더 빨리 죽음의 구렁텅이로 떠밀게 될 것 같았다.

이민혁은 재산도 엄청난 사람인데 왜 말하거나 행동하는 방법이 이렇게 허접하고 어수선한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민혁의 말에 염성국은 콧방귀를 뀌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나설 필요가 없다니 그럼 나서지 않죠. 대신 내가 오늘 여기서 마신 찻값은 확실히 내야겠네요.”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이민혁은 염성국의 말에 의아해했다.

그러자 염성국은 여전히 오만한 태도로 설명했다.

“내가 초대를 받으면 거래가 성사되든 안 되든 찻값으로 20억 원을 받아야 해요. 이게 나만의 룰이에요. 알아들었어요?”

“이런 룰이 있었나요?”

이민혁이 윤현빈에게 따졌다.

윤현빈은 그 말에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염성국이 여기에 올 때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고 게다가 이민혁이 단칼에 이 제안을 거절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그건...”

윤현빈의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그는 합리한 변명을 찾지 못해 쩔쩔맸다. 눈앞의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현빈이 찍소리도 하지 못하자 이민혁은 썩소를 지으며 염성국에게 물었다.

“찻값만 20억 원을 내놓으라 하는데 이 일을 성사하려면 제가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걸까요?”

“1000억 원이요. 김경진에 대한 배상금은 따로 계산하고요.”

이민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가 빙그레 웃으며 또 물었다.

“1000억이 뭐 지나가는 개 이름도 아니고 열린 입이라고 함부로 막 말하네요. 내가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였는데 어떻게 이 일을 무조건 성사한다고 보장합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