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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이건 염성국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김경진을 대할 때 전혀 두려운 티를 내지 않고 당당하고 야생미가 넘쳐나던 도라희가 이렇게 고분고분한 면이 있다니, 그에게는 이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

바로 이때 이민혁이 갑자기 도라희에게 질문을 날렸다.

“도라희 사장님, 이 염성국이라는 사람을 혹시 아시나요?”

“잘 알죠.”

도라희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이민혁은 웃으며 담담하게 얘기를 꺼냈다.

“이분이 나에게 1000억 원을 요구하네요. 뭐 자기가 김경진에게 합의하자고 얘기를 꺼내볼 수 있다나 뭐라나.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찻값으로 또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하네요. 안 그러면 나를 감옥에 처넣겠다고 해서 지금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거든요.”

염성국은 이민혁의 얘기에 얼굴색이 확 변했다. 도라희는 그런 염성국을 보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선배님, 이 자식 삼촌은 안양시 부시장이긴 하지만 아무런 실질적인 권리도 없는 허수아비 부시장이거든요. 자식을 잃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김경진이 그런 삼촌의 체면을 볼 기분이 있기나 할까요?”

“그게 사실이라면 이분도 그만한 능력이 없겠네요?”

“제 생각에는 그럴 것 같아요. 나도 이 자식의 삼촌을 쓰게 안 보는데 김경진이 쓰게 보다니요?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

도라희의 비웃음을 듣자 염성국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감히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보아하니 도라희가 거짓말은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에 이민혁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염성국에게 말했다.

“염성국 씨, 잘 들어요. 그쪽이 원하는대로 누구의 돈이나 다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큰 착각을 하는 거예요. 알겠죠?”

“전 그럼 이만 가볼게요.”

염성국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방을 나가려 했다.

그러자 도라희가 염성국의 뒤통수에 대고 날이 선 말투로 으름장을 놓았다.

“염성국, 네놈이 감히 중간에서 훼방을 놓으면 내가 널 갈기갈기 찢어서 개에게 먹일거야, 알겠어?”

염성국은 순간 몸을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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