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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뭐라고?!”

“그 개 같은 연놈들, 잘 먹고 잘 살라 그래!”

유월영은 그날로 사무실에 있던 개인 물건을 집으로 옮겼다. 그러다 보니 룸메이트인 조서희에게도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었다.

계속되는 조서희의 질문 압박에 그녀는 결국 최근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조서희는 불같이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던 그녀는 냉장고에서 찬 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마시고는 유월영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대로 퇴사한다고?”

유월영은 다친 다리에 연고를 바르며 덤덤히 말했다.

“연재준에게서 떨어지라고 매일같이 권고했던 사람이 너 아니었어? 퇴사했다니까 갑자기 너무 섣부른 판단 같아?”

“당연히 그건 아니지. 친구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는데 기뻐해도 모자랄 판이야. 하지만 그 여우년만 득을 본 것 같아서 그게 좀 걸려.”

한참을 씩씩거리던 조서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너 퇴사한다니까 연재준 그 자식은 뭐래?”

“내가 할 말만 하고 나왔는데 아무 말 없었어.”

조서희가 물었다.

“쫓아 나오지도 않았어?”

“응.”

그녀가 느린 걸음걸이로 힘겹게 병원 대문까지 나와 택시를 기다릴 때, 백유진을 태운 연재준이 병원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조서희가 잔뜩 성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퇴사 결정을 한 건 당연히 잘한 일이지만 그 자식이 한 번도 안 잡았다는 건 좀 그러네.”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유월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그녀도 3년이나 그를 위해 일하고 억울함만 잔뜩 안고 회사를 떠난다는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 실망을 많이 했다.

어쩌면 그녀는 그가 후회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보통 사람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연재준은 보통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늘이 그에게 좋은 출신과 외모, 능력까지 줬기에 그의 주변에 인재는 넘쳐났다.

그녀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유월영이 조서희를 위로했다.

“좋게 생각하자. 퇴사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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