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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창밖의 밤은 한 줄기 빛도 보이지 않은 짙은 어둠에 휩싸였다. 작은 눈꽃이 겨울바람에 실려 창틈으로 들어왔지만 고작 겨울바람의 추위로는 실내의 습기와 열기를 쫓아내지 못했다.

유월영이 이불 밖으로 하얗고 야들야들한 팔을 내밀어 침대 옆 등을 켜려고 했다.

그러자 남자가 다시 그녀의 벌거벗은 등을 눌렀고 그녀의 목덜미에 미친 듯이 키스했다. 유월영은 기습 행동에 몸을 떨었고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격렬하게 그녀의 척추를 따라 허리까지 쭉 키스했다.

유월영은 베개에 엎드려 그 키스가 간지러워 몸을 꼬았고 몸을 돌려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연재준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베개 양쪽에 놓으며 머리를 숙여 그녀와 키스했다.

유월영은 자연스럽게 연재준이 뭔가... 너무 치근덕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젯밤에는 병든 주인 없는 개처럼 유월영을 찾더니 지금은 자꾸 사람에게 치근덕거리는 골든리트리버처럼 보였다.

유월영은 연재준과 한 번 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연재준이 이렇게 부드럽게 애무하자 자제할 수 없이 폭삭 빠져들었다.

어둠 속에서 연재준은 몸을 놀리며 평소의 침착함과 이성적인 모습을 잃은 유월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 연희진이 연재준에게 전화해 유월영의 마음을 얻었냐고 묻던 그날을 떠올렸다.

연재준이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자 연희진은 아직 연재준이 유월영을 손에 넣지 못한 사실을 눈치채고 연재준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오빠, 그런 말을 못 들어봤나요? 고백은 어린이들이나 하는 유치한 일이고 성인은 직접 상대방을 유혹해야 한다는 말을요. 그리고 유혹의 첫걸음은 바로 인간성을 버리고 고양이가 되고 호랑이가 되고 또 비에 푹 젖은 강아지가 되라는 것이죠.”

“무슨 뜻이지?”

“다시 말해 자기 약점을 드러내고 세상 불쌍한 척을 하라는 것이죠. 그러다가 적절한 시기에 본 모습을 드러내 상대방을 순식간에 잡아먹는 거죠.”

연희진의 그 말이 틀린 것 같지 않았다... 연재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유월영을 침대에서 일으켜서 자기 무릎에 앉히고 그녀의 몸을 자기 어깨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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