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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마을에 임신한 지 8개월 되는 시은이라는 여자가 있는데 사모님의 딸이 맞죠? 예전에 의도적으로 나를 유도해서 시은이 재준 씨의 여자라고 오해하게 했지만 사실은 당신과 회장님의 딸이 맞죠? 시은이 재준 씨보다 한두 살은 많아 보이는 것 같아서 회장님이 그 여자를 자기 친딸로 정식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거죠?”

시은을 자기 친딸로 인정하면 회장님이 바람피운 사실을 승인하게 되는 게 뻔했다. 회장님은 해운 그룹, 연씨 가문, 그리고 자기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부정적인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연재준과는 부모와 자식 관계기도 하니까 회장님이 굳이 이런 끈끈한 관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연재준의 마음속 마지노선을 건드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모님은 사모님의 딸이 외롭게 밖에서 혼자 떠돌이 생활을 하기를 원하지 않았기에 요 몇 년 동안 암암리에 회장님과 재준 씨의 관계를 이간질해서 자기 딸을 연씨 가문에 들여보내도록 회장님을 들볶았죠. 가문에 들어와야만 당신 딸이 가문의 재산을 차지할 수 있으니까요.”

유월영의 말을 듣자 윤미숙이 평소에 자주 보이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가면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바로 그때, 어느 남자의 조롱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월영아, 네가 그렇게 적나라하게 말해버리면 미숙 씨가 뭐라고 받아칠 수 없잖아.”

유월영이 목소리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검은색 정장과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한 연재준이 나타났다.

오늘 연재준의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는 평소와 약간 달랐다. 그는 어떤 액세서리도 착용하지 않았고 소매 단추, 장식용 넥타이, 심지어 손목시계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것은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이 사망한 사람과 유족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기 위한 일종의 매너였다.

연재준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리 와.”

유월영은 윤미숙을 돌아보지도 않고 그쪽으로 걸어가 연재준의 손을 잡았다.

“아버님에게 향을 드리러 가자.”

연재준이 유현석에 대한 호칭은 “아버님”이었다.

유월영은 입술을 오므리고 머리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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