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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오성민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다. 그는 물티슈 한 장을 뽑아 손을 닦으며 의미심장하게 말을 꺼냈다.

“승연아, 너도 잘 알 거야. 내가 이기고 싶은 사건은 반드시 이기고, 내가 감옥에 보내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 감옥에 보낸다는 걸.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가지고 싶은 사람은 결국엔 반드시 내 손안에 넣고야 말 거야.”

이승연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우월한 출신을 가지고 있었다. 상계에는 4대 재벌이 있었다. 남쪽의 문씨 가문, 서쪽의 서씨 가문, 동쪽의 오씨 가문 그리고 북쪽의 류씨 가문. 그는 그중 오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거기다 능력도 좋았다. 수능 만점자에 우수한 법대 졸업생, 지금은 법조계에서 서열 1위였다.

게다가 외모도 출중했다. 시원한 외 겹눈 눈매에 높은 콧날, 얇은 입술에 신분과 직업까지 받쳐주니 그가 서 있기만 해도 반하는 여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오성민과 같이 바람피우다 걸린 여자애가 바로 좋은 예제였다. 두 사람은 침대에서 이승연에게 발각된 후, 여자는 오성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고, 그녀에게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뺨을 여러 대 때리면서 제발 그를 탓하지 말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오성민은 지금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니었다.

이승연은 의자 팔걸이에 기댄 채 따뜻한 오렌지 불빛을 빌어 눈앞의 남자를 자세히 보았다.

‘오성민, 언감생심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이승연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뒷걸음질 쳤다. 발아래에 걸리는 물체가 없었지만 그녀는 그대로 걸려 바닥에 넘어졌었다.

그녀는 그렇게 처참하게 무너져 본 적이 없었다. 눈앞에 희끄무레한 두 개의 엉켜있는 나체를 보면서 그녀의 눈앞에는 두 사람의 7년 동안의 시간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알콩달콩했던 기억들, 느꼈던 따뜻한 감정들, 하지만 마지막에 아무것도 잡지 못했고 심장은 누가 도려간 것처럼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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