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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전화를 끊고 이혁재 걸음을 옮기려는데 뒤에서 갑자기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혁재야.”

이혁재는 엄마가 뭘 알아차리기라고 할까 봐 표정을 관리하면서 돌아서 대답했다

“네. 엄마.”

이혁재 어머니는 불만스러운 듯 물었다.

“할머니가 아직 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어디 가려고?”

이혁재는 검은 후드티를 입고 두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서 있었다. 그는 마음이 급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식사도 다 끝났는데 엄마랑 할머니같이 얘기나 하면 되죠. 제가 뭐 할 것도 없잖아요.”

“둘째와 셋째는 지금 그들의 천한 자식들 데리고 할머니 앞에서 알랑거리고 있는데, 네가 지금 가버리면 할머니가 너에 대한 인상이 더 나빠지지 않겠어? 그렇지 않아도 네 할머니와 아버지 모두 그 두 천한 종자를 더 좋아하는데!”

이 씨 가문에는 본처 하나와 두 명의 첩이 있었다. 둘째와 셋째가 바로 그 “첩”들이었으며 이 씨 가문에 각각 아들 하나씩 낳아줬다.

이혁재의 부모는 상업적으로 혼인한 사이인데, 이혁재 아버지는 부모님이 정해준 아내보다 자기가 고른 여자를 더 좋아했다. 여기까지는 이해가 갔지만 이혁재 할머니마저 그 두 ‘서자’들을 더 예뻐했으며 본처와 그 아들 이혁재에 대해 줄곧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이혁재 어머니는 이혁재에게 이승연과 결혼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이승연의 막대한 유산을 보증으로 자신과 아들이 이씨 집안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속셈이었다.

이혁재는 줄곧 이런 집안 서열 싸움이 마음에 들지 않아 툴툴거렸다.

“할머니가 원래 나를 별로 예뻐하지 않잖아요. 제가 옆에 가서 몇 마디 듣기 좋은 소리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나를 좋아해 주시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엄마도 그렇게 신경 곤두세우지 않으셔도 돼요. 누가 뭐래도 엄마는 이씨 가문에서 정혼해서 시집온 본처잖아요. 만약 아버지가 이혼하겠다고 하면 제 아내 찾아가 이혼 소송을 하면 돼요. 이씨 가문의 절반 재산을 나눠 가지면 결국 아버지도 다시 엄마한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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