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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바람은 멎은 듯했다. 아이들의 키득거리는 소리도 멀어졌고,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

유월영의 귓가에는 자신이 그를 쫓아가며 했던 말만 들렸다.

“현시우, 이번에 가면 이젠 다시 쫓아가지 않을 거야.”

...

“월영아.”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유월영은 목이 메어 한참 있다 겨우 입을 열어 말했다.

“현시우...”

‘당신 돌아왔네.’

오늘은 정월 보름이었다.

이날 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뜻밖에 임신한 이승연, ‘불륜 현장’을 잡은 이혁재, 자신이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유월영,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현시우.

한편, 서덕궁에서 서지욱을 만난 연재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옛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설전부터 지성시에 부지런히 다니네. 해운그룹에 가니 조 비서가 지성시에 시찰하러 갔다고 하던데. 시찰은 무슨, 지금 그 비서 쫓아다니는 거지? 거기다 노현재까지 불러 도와달라 그랬다며.”

서지욱은 모든 걸 아는 듯했다. 오늘 서덕궁은 영업하지 않고 연재준은 서지욱과 바텐더 앞에 앉아 있었고 노현재는 바텐더를 자처하고 있었다.

연재준은 정장 외투를 벗고 조끼만 입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품 있어 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나와서 술 마시자]

이혁재가 보낸 메시지였다.

연재준은 서덕궁의 위치를 그에게 보내자 바로 답장이 왔다.

[오케이]

노현재는 손의 술잔을 흔들며 야유했다.

“조만간 유 비서한테 그렇게 대했던 걸 후회할 거라고 내가 그랬잖아. 내가 몇 가지 방법을 알려줄까? 유 비서가 다시 마음 돌리게?”

연재준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고맙지만 됐어. 이미 돌아왔거든.”

서재욱은 알고 있었으며 노현재만 놀라서 물었다.

“이렇게 바로 돌아왔다고?”

연재준은 턱을 괴며 대답했다.

“손가락에 지금 내가 준 결혼반지를 끼고 있으니 다음에 월영을 만나면 제수씨라고 부르면 돼.”

반지는 서재욱도 모르고 있었다. 술잔을 흔들던 동작이 현저히 느려져 노현재와 같이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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