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7화

“승연아, 너도 변호사니까 잘 알 거야. 그런 말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오성민이 느릿느릿 대답했다.

“네가 술에 취하고 몸에 토까지 했어. 너의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사무소도 다 퇴근해서 할 수 없이 호텔로 데려온 거야.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옷도 호텔 직원이 갈아입혀 준 거야. 난 그냥 얌전히 옆에만 있었어.”

이승연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

“난 전혀 취하지 않았어! 당신이 약을 타서 그런 거지!”

“술 취한 사람들은 자기가 취한걸 인정하지 않지.”

이승연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먼저 몸을 검사했다. 확실히 아무 짓도 안 한걸 느낀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놀랄 정도로 평정심을 유지했다. 짧은 몇 초 동안 오성민 같은 사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강제로 뭘 하지 않았고 추행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술에 탄 약은 이미 깨끗하게 대사되어 혈액 검사를 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을 게 확실했다. 그녀가 경찰에 신고해서 추궁한다고 해도 그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의 범행이라 그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만한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았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났고 강도는 점점 커졌다. 이승연은 문 쪽을 바라보면서 혹시나 이혁재일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런 일 꾸민 원인이 뭐야? 대체 뭘 원해서 이러는 거야? 이혁재가 당신과 내가 관계 가졌다고 오해하게 하려고? 그래서 혁재와 내가 이혼하기를 바라는 거야?”

이승연은 비웃으면서 이어 말했다.

“당신 그건 생각해 봤어? 내가 혁재랑 이혼한다고 해도 나 당신한테는 죽어도 안 돌아가. 당신을 지금 쳐다보기만 해도 구역질 난다고!”

오성민은 술잔을 탁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이승연의 턱을 움켜쥐었다.

“내가 구역질 난다고? 이혁재는 괜찮고? 이거 한번 네 눈으로 봐보라고!”

그는 사진 한 묶음을 그녀 앞에 던졌다.

“폴라로이드로 찍은 거야. 위에 날짜도 있으니까 포토샵이니 날짜 고쳤다느니 그런 소리는 하지 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