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9화

연재준이 연민철에게 되물었다.

“고해양은 누구죠? 유월영의 아버지는 유현석이예요. 어제 장례식 때 아버지께서 손수 그분 묘지에 가셔서 꽃을 드리고 절을 했는데 벌써 까먹었나요?”

“내 앞에서 그런 발연기는 하지 마라.”

연민철이 계속 말했다.

“그 일을 모르는 거라면 네가 굳이 날 속이고 월영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거야. 네가 먼저 저질러 놓고 내게 통지한 건 내가 네 결혼을 방해할까 봐 그런 거지?”

연재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손을 뻗어 찻잔을 들어 향기를 음미했다. 뜨거운 수증기가 연재준의 시선을 흐릿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눈 속에서 번지고 있는 감정도 알아보기 힘들어졌다.

“재준아, 해운 그룹은 지금 네 것이야. 네가 날 건너뛰고 윤영훈과 신현우와 연합을 맺은 건 나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근데 네가 이 자리에 앉아 권력을 누리는 이상 넌 그 일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해. 그 60조는 꼭 찾아내야 해. 그렇지 않으면 해운 그룹에 언젠가 독이 되어 돌아올 거야.”

연민철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자리를 떠났다.

연재준은 찻잔을 내려놓고 표정이 점점 냉정해졌다. 그 표정은 흰 눈이 내린 고요한 얼음 평원과도 같았고 바람과 서리가 깃든 대검과도 같았다.

연재준은 잠깐 생각하다가 서지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시간 낼 수 있어?”

서지욱도 별다른 일이 없었다.

“낼 수 있어. 어디서 만날까?”

연재준은 외투를 입으며 대답했다.

“내가 널 찾아갈게.”

...

한편, 양식집에 들어선 유월영은 주변을 쓱 훑어보고는 식탁 앞에서 손을 흔들며 그녀를 부르는 조서희를 발견했다.

“월영아, 여기야!”

“서희야, 승연아.”

유월영이 다가가서 자리에 앉자 음식은 이미 다 나와 있는 상태였다. 허기진 유월영은 앉자마자 차를 한 모금 마셨고 젓가락을 들어 새우를 집어 먹었다. 그러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음식을 칭찬했다.

“이 식당은 새로 오픈한 거야? 맛이 참 좋네. 우리가 자주 가던 그 식당에 전혀 뒤지지 않아.”

하지만 이승연과 조서희는 음식보다 유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